[기자의 눈] 소비자에 혼동주는 표기 제재 필요하다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버터맥주'로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트러플에이플러스 외 3종 맥주'에 제조 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지자 논란이 일고 있다.
맥주 캔에 적힌 '뵈르(Beurre)'는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한다. 그러나 맥주에 버터를 넣지 않고 이 표현을 쓴 게 문제가 됐다. 맥주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다며 표시·광고법 위반이라는 지적과 '과도한 행정처분'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식품표시광고법에 따르면, 원재료 이름을 제품명으로 쓰려면 해당 원재료를 제조나 가공에 실제 사용해야 한다. 합성향료만 사용했을 경우, '버터맛맥주'나 '버터향맥주'로 표시하는게 옳다. 바나나는 없고 바나나 합성 향료만 들어간 '바나나맛우유'가 대표적인 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맥주에 버터가 들어간 줄 알았다"며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 반응도 비슷하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트러플에이플러스 외 3종 맥주에 대해 "버터가 들어있는 줄 알았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유통사는 트러플에이플러스 외 3종 맥주를 '버터맥주'로 홍보해 왔다.
실제 버추어컴퍼니는 지난해 더현대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포스터에 '버터맥주'를 써넣었다. 이는 소비자 사이에서 버터맥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당시에는 줄을 서야지만 구매할 수 있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이후 트러플에이플러스 외 3종 맥주를 유통하기 시작한 GS리테일 역시 '버터맥주'라는 이름으로 제품 홍보 자료를 배포했다. GS25 가격표에는 '버터맥주AAA', '버터맥주BBB', '버터맥주CCC', '버터맥주DDD'라는 제품명을 명시해 뒀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는 '버터'에 속아 1캔에 6500원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맥주를 소비해 왔다. 트러플에이플러스 외 3종 맥주 제품과 홍보 방식이 일부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켰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인 셈이다.
그럼에도 부루구루는 "제조사로서 단독으로 홍보 활동에 나설 수 없으며, 버터로 홍보한 적도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GS리테일 또한 "GS25는 유통사로서, 브랜드가 준 매뉴얼 대로 판촉 활동을 하는 것이지 우리가 버터맥주라는 단어를 만들고 홍보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뺌했다.
또 부루구루는 "고래밥에 고래가 들어있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 않는데, 유독 우리 맥주만 문제를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고래밥', '붕어빵', '곰표맥주' 등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회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고래밥에 고래가, 붕어빵에 붕어가, 곰표맥주에 곰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러플에이플러스 외 3종 맥주의 경우,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 일부 소비자에게는 버터가 들어있다고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 대응이 과도하다며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달라는 피력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혼동을 줬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혼동을 야기하는 제품명에 대한 제재는 필요한 일이다. 유통 업계 또한 과대광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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