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두산·삼성·LG전자, 6조원대 협동로봇 시장 놓고 대격돌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3.28 05:00 ㅣ 수정 : 2023.03.28 05:00

협동로봇, 노동·안전·효율 '3마리 토끼' 잡아 기업 생산성 향상
두산로보틱스, 해외 매출 확대 전략으로 고속성장 이어가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해 첨단 기술력 확보
LG전자, 배송 서비스 등 고객 친화형 로봇 개발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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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6조원대에 이르는 협동로봇 시장을 잡아라'

 

(주)두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유력 업체들이 기업 노동생산성과 작업 안전, 업무 효율 등을 높일 수 있는 협동로봇(COBOT·Cooperative Robot)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해 서로 돕는 역할을 하는 로봇을 말한다. 이를 통해 부족한 인력을 보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점이 장점이다.  

 

28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협동로봇 시장은 2020년 5900만달러(약 760억원) 규모에서 2025년 3억6658만달러(약 4800억원)로 연평균 44.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역시 2020년 8억3624만달러(약 1조700억원)에 머물렀지만 해마다 44.1% 성장해 오는 2025년 50억8849만달러(약 6조51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등장한 협동로봇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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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국내 협동로봇 1위 업체 (주)두산은 지난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해 자체적인 협동로봇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투자해 협동로봇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2019년 로봇사업센터를 출범해 협동로봇 R&D를 추진해 왔으며 현재 '클로이 시리즈'를 선보여 고객에게 다가가는 협동로봇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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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및 협동로봇 시리즈 [사진=뉴스투데이DB]

 

■ 두산로보틱스,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글로벌 5위로 우뚝

 

두산로보틱스는 설립된 지 3년만인 2018년부터 협동로봇 판매에 들어갔다.

 

(주)두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액이 2018년 99억원을 거뒀으며 △2019년 173억원  △2020년 202억원   △2021년 370억원 △2022년 450억원  등 해마다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두산로보틱스 매출액이 6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두산로보틱스는 아직까지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지만 2024년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고속 작업에 사용되는 'A시리즈' 4 종류, 정밀 작업에 사용되는 'M시리즈' 4종, 고중량 작업에 사용되는 'H시리즈' 2종 등 모두 10종류의 협동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더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신규 라인업(제품군) E시리즈를 선보여 본격적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협동로봇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에서 성장가도를 걷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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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이베스트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2021년 매출 370억원 가운데 34%(128억원)는 국내에서 발생했으며 66%(242억원)는 미국 등 북미와 유럽에서 거뒀다.  2022년에도 총 매출 450억원 가운데 70%(315억원)를 해외 시장에서 일궈냈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맹활약을 이어가는 두산로보틱스의 해외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얘기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북미 법인을 통한 판매량 극대화, 현지 기술지원 및 마케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독일,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도 판매망을 넓히고 있어 올해 하반기 유럽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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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그는 또 "2021년 기준 글로벌 협동로봇 업계 1위는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한 덴마크 기업 유니버설설 로봇이며 두산로보틱스는 시장점유율 5%로 5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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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 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레이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로 협동로봇 기술력 확보...지능형 로봇사업 진출에 박차

 

삼성전자는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를 대량 인수해 관심을 모았다. 두 차례의 거래를 통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285만4136주를 보유해 확보한 지분율이 14.99%가 됐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콜옵션(지정 가격에 지분을 매수할 권리)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이 최대 59.94%로 늘어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째로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사용자와 인터랙션(상호작용)을 통해 계속 진화하고 사용자 수요에 발맞춰 동작하는 지능형 로봇사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일반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협동로봇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창업한 전문 벤처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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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하이투자증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라인업으로 RB5-850, RB10-1300, RB3-1200, RB-N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라인업은 택배 운반, 물류창고 정리, 용접, 튀김기 등 일반 작업자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업계 관계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괄목할만한 실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2020년 매출 54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 매출 90억원, 10억원 손실 △2022년 매출 136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은 작업자와 함께 같은 공간에서 활용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부터 성장 가능성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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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협동로봇 라인업 [사진=LG전자]

 

■ LG전자, 딜리버리 서비스 중심의 협동로봇 개발에 초점

 

LG전자는 2019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로봇사업센터를 출범해 본격적인 로봇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이어 로봇사업센터는 지난해 LG전자의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에 편입돼 그동안 쌓아온 기술 역량에 영업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했다.

 

다만 LG전자 BS사업부에는 TV, 모니터 등이 주력 사업이어서 현재로서는 로봇사업으로 두드러진 실적을 내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LG전자의 협동로봇은 식당 근로자들의 서빙을 보조하는 '클로이 서브봇', 공공시설 및 전시관 등 여러 장소에서 안내를 담당하는 '가이드봇', 식당에서 국수를 데쳐주는 등 요리사들과 호흡을 맞추는 '바리스타봇' 등으로 이뤄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이드봇을 시작으로 LG전자 로봇 기술은 딜리버리(배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발돼 왔다”며 “로봇 구동 플랫폼을 다양화해 배송이나 안내, 서빙 등 용도에 맞게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로봇산업 육성과 지원 전략에 주력

 

국내 기업의 협동로봇 시장 진출에 발맞춰 정부도 이에 필요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지난달 21일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봇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첨단로봇 전략 얼라이언스’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경기도 성남시 두산그룹 사옥에서 진행됐으며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해 LG전자, KT, 뉴로메카, 로보티즈 등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참가했다. 이번 모임은 로봇업계가 느끼는 현장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영진 산자부 1차관은 “산업현장에서 로봇 활용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심각한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산업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유망 신산업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간 기업 관계자들은 “국내외 로봇 수요 창출과 생태계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미진한 국내 수요, 부족한 전문인력, 관련 법령 미비 등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업계 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산자부는 이달 안에 ‘로봇 규제혁신 로드맵 2.0’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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