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CSM 확대‧손해율 관리로 업계 순위 탈환 노린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자산규모상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해상이 당기순이익 규모에서는 4위권으로 밀려났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5609억원으로 전년 4384억원과 비교해 28.0% 증가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가 2021년 6631억원과 비교해 30.9% 증가한 86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현대해상은 수익 기준 업계 4위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2019년부터 메리츠화재에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순위 3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그 차이가 3000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다만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된다면 자동차보험 비중이 큰 현대해상과 장기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수익 차이는 다시 역전될 수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4개사가 약 85%를 점유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을 손해율 78~82% 수준으로 여긴다. 지난해 기준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3%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강설과 결빙 등 계절적 요인으로 사고가 늘면서 87.8%로 악화됐다. 하지만 올해 1~2월 누적손해율은 78.7%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2.3%포인트(p) 개선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현대해상을 포함한 주요 손보사들은 올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2.5%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입보험료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이달 10일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시간당 공임을 2.4%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비수가가 인상되고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되는 등 자동차보험 수익 악화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며 "손해율 증가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에서도 메리츠화재에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해상의 CSM 규모는 8조9306억원으로, 9조9937억원을 기록한 메리츠화재에 뒤처졌다.
다만 IFRS17 도입 이후 현대해상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기존 5609억원에서 IFRS17 적용 시 1조1800억원으로 1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난해 초 CSM은 7조7000억원이며, 신계약 CSM 1조9000억원 등이 더해져 지난해 말 CSM은 8조9000억원이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연초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 수준을 보이고 있어 확대된 이익규모 유지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당기순이익 규모에서 메리츠화재에 밀려나게 됐지만, 다시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이 있는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IFRS17에서의 보험계약 평가 방식 변경에 따라 높은 CSM 상품 위주의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실손보험을 중심으로 한 손해율 관리를 강화하며, 사업비의 효율적 집행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정성을 바탕으로 자산운용 이익률을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