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제출이 호재인가…'테마주化' 주의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29 07:27 ㅣ 수정 : 2023.03.29 07:27

위메이드·하나마이크론 등 보고서 제출 기업 상승 마감
카나리아바이오는 '하한가-상한가-급락-급등'하기도
일부 미제출 기업들 '적정의견' 기대감에 상승 마감해
"감사의견 비적정 가능성 有…투자 주의할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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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freepik)]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감사보고서 제출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일부 기업들은 아직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적정 의견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 제출 전까지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시장에서 게임사 위메이드(112040)는 전 거래일보다 5200원(11.40%) 급등한 5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장비 기업 하나마이크론(067310)은 840원(6.02%) 오른 1만4800원을 기록했고, 스마트폰 엑세서리 기업 슈피겐코리아(192440)는 650원(2.06%) 뛴 3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해당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2022 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제출을 연기했다가 최근 제출한 기업들이다.

 

위메이드와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27일 장 마감 후 공시했으며, 슈피겐코리아는 전일 장중 감사보고서 제출 사실을 발표했다. 특히 슈피겐코리아는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 이후 상승 전환했다.

 

앞서 조광페인트(004910)는 지난 27일 장중 감사보고서 제출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전장보다 9% 상승하며 마감했다.

 

반도체 장비 기업 아진엑스텍(059120)은 지난 20일 감사보고서 제출 연기를 공시한 다음날 주가가 9% 넘게 급락했는데, 지난 24일 동시호가가 진행되는 시간대에 감사보고서 제출 사실을 공시하고 당일 장중 고가인 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요식업 프랜차이즈 기업 엠피대산(065150)은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일까지 연기 공시를 올리지 않다가 늦은 오후에 적정 보고서를 제출한 다음 거래일인 지난 24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시장에서는 감사보고서를 내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기업들은 소문만으로도 주가가 급격하게 움직이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카나리아바이오(016790)는 지난 21일 비상장기업인 모회사 카나리아바이오엠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며 하한가를 기록했는데, 이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다음날인 22일 바로 상한가를 달성했다.

 

하지만 카나리아바이오는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인 지난 23일까지 제출하지 못하고 결국 연기 공시를 했으며, 당일 주가도 12.70%가량 급락했다. 이어 전일에는 별다른 호재 없이 17.42% 급등했다.

 

이외에 아직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은 일부 지연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H 필룩스(033180)는 전 거래일보다 4.06% 올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세종메디칼(8.46%)과 에이디칩스(6.55%), 동성화인텍(5.74%), 제넨바이오(4.31%), 아이엠(2.15%) 등이 상승했다.

 

해당 기업들은 감사보고서 지연 공시를 한 이후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은 기업들이다.

 

이처럼 감사보고서 제출에 차질이 생긴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것은 그동안 상장폐지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하며 저점매수 매력이 커졌고, 이후 적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가 제출되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졌던 기업이 적정 의견을 받은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해당 종목에 대한 거래 정지 우려가 해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그 사실만으로도 시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주가 급등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보수적인 관점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내부적인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질 이유가 없다"며 "우려가 해소되길 기대하면서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또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이 상장폐지 사유에 따른 거래정지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2021년 결산기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신고 기업 중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코스피 4곳과 코스닥 13곳, 코넥스 6곳 등 총 23곳에 달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감사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감사인과 기업간 의견차가 크다는 상황을 내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따라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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