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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EO 선임 물거품 으로 향후 해법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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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 기자
입력 : 2023.03.29 04:45 ㅣ 수정 : 2023.03.29 04:45

KT, 박종욱 대표대행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서 이사회 재편 등 정상화 준비해야
상반기 경영공백 현실화, 조직개편·신사업 투자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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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난항을 겪는 KT가 결국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다. 경영 현안과 지배구조 개선 혈을 빠른 시일 내 뚫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구현모 대표에 이어 윤경림 대표 후보까지 최고경영자(CEO) 후보에서 낙마하자 KT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 하에서 ‘비상경영위원회’를 운영하며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KT가 최소 3~5개월 가량 경영 공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현모 대표 임기가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까지 사흘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KT는 CEO 선임 절차가 수 개월째 답보 상태로 접어들면서 인사와 조직개편, 대규모 투자가 모두 가로막힌 상황이다. KT는 조속히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배구조 개선안 도출과 사외이사진 구성, 대표이사 후보 선임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비상경영위원회’ 가동

 

구현모 현 KT 대표 임기는 정기 주총 날인 오는 31일로 끝난다. 주총 당일 대표이사 선임의 안을 표결할 예정이었으나 윤 후보 사퇴로 안건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정관과 직제규정에서 정한 편제 순서에 의거해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정했다. 상법상 구현모 대표가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지만 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종욱 대표 대행은 당분간 KT 비상 경영 체제를 지휘하게 됐다.

 

문제는 새 CEO를 선출해 최종 선임하는 데까지 3~5개월에 걸친 시간이 소요돼 자칫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KT는 매년 11~12월 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하는데 CEO 후보 선출 문제로 4개월간 ‘올 스톱’ 상태다.

 

구현모 대표 체제에서 매출을 이끌었던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신사업도 성장동력을 잃었다. KT스튜디오지니가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KT클라우드가 분사한 것도 모두 지난해 상반기에 이뤄졌지만 올해 상반기는 잠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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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직무대행 맡게 된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진=뉴스투데이DB]

 

이를 위해 KT는 박 대표 대행과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전사 경영·사업 현안을 해결하고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TF'와 '뉴거버넌스(New Governance)구축TF'를 운영한다.

 

먼저 ‘성장지속TF’에서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주요 사업·경영 현안을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뉴 거버넌스 구축TF’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외부 전문가로 TF를 구성해 국내외 지배구조 현황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분석해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이렇게 도출한 개선안을 토대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새로운 사외이사진을 중심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KT가 국내 및 미국 상장사인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 임시 주총 개최를 통한 사외이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끝날 때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 올해 사외이사 4명 사임…새 사외이사진 꾸려야

 

KT는 CEO 공백 뿐 아니라 이사회 공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먼저 사내이사로 등재된 구현모 대표와 윤경림 대표 후보는 사의를 표명해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됐다.

 

CEO 후보 낙마에 부담을 느낀 사외이사 사퇴도 이어지고 있다. 이강철·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이달 초 각각 일신상 사유로 자진 사임했다. 28일에는 임기가 1년 남은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가 같은 이유로 사퇴했다.

 

현재 주총에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올라있다. 임기가 1년 남은 김용현 사외이사는 거취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KT는 이사회 구성부터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심사위원회 등을 새로 수립해야 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EO 선임 후에도 향후 3년간 전략을 수립하는데 최소 1개 분기가 소요된다”며 “11월부터 대부분 기업들이 2024년 경영목표 수립을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 부재 속에 KT가 시스템으로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영 안정화가 이뤄지려면 최소한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해보인다”며 “각종 인사가 늦어지고 경영 공백이 생겼으며 KT 신임 CEO 1년차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가들에게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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