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기후 행보' 강화하는 김동연 경기지사, 윤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을 날카롭게 비판
김동연 지사, "정부의 탄소중립 기본계획은 실망스러워...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해"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최근 김동연 경기지사는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 환경정책분야의 핵심 인사와 접촉을 늘려가는 중이다. 경기 RE100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적 자문을 구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기후도지사‘로 표명하며 탄소중립 이행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 김동연 지사, 미국 존 번 석좌교수 만나 IRA관련 협조 요청
김 지사는 지난 29일 미국 델라웨어대 존 번(John Byrne) 기후정책학 석좌교수와 만나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다. 존 번 교수는 에너지·환경정책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미국 재생에너지·환경(FREE) 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지사와 존 번 교수는 기후위기와 IRA발효에 따른 정책 동향과 전망, 글로벌 RE100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활성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9일에는 존 위팅데일(John Whittingdale) 영국 무역특사를 만나 향후 경기도와 영국 간 RE100 등 기후변화 대응의 협력을 요청했으며, 지난해에는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영국대사와 나이젤 토핑(Nigel Topping) 유엔기후변화협약(COP26) 기후대응 대사와 만나기도 했다.
이 같은 만남에서 이뤄진 논의 내용은 공통적으로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경기도와 각 국의 협력 강화다. 경기도가 세운 RE100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탄소중립 선도 국가에 정책 자문을 구하고, 미국 주도의 글로벌 벨류체인 재편에 있어서 한국기업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협력을 요구하는 내용이 논의됐다.
김 지사는 존 번 교수에게 “교수님께서는 IPCC(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에서도 많은 기여를 하셨고 또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많은 업적을 쌓으셨다”라며 “오늘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경기도의 탄소중립 방향에 대해서 솔직한 평가와 도움을 주시면서 협력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RA가 시행되면 무역장벽이 생기고 재생에너지 제조 분야에서도 불평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후 정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 분야에 있어서 영향력이 크신 분이니 한국이 IRA 법에 대처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힘을 써주셨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 윤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을 '미래세대 책임 전가형' 정책으로 규정
특히 김 지사는 지난 21일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 발표된 이후 ‘기후도지사’를 자처하며 임기 내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겠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이 미래세대 책임 전가형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윤 정부의 첫 탄소중립 계획에서 연도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연도별로 보면, 이번 정부 임기 내에서는 10만 톤 안팎의 배출량만 감축하지만 2029년도부터 급격하게 100만 톤을 줄인다. 더불어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의 공급 비중을 키운 동시에 그만큼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를 축소했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에 따르면 기업들의 RE100 이행은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오는 10월 시범운영이 예정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대응도 어려워져 국제무역에서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김 지사는 “최근 정부가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대한 기본계획 발표를 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 낮은 목표를 제시해 놓고는 그 또한 대부분 임기 뒤로 미루는 실천 의지가 없는 발표를 했다”라며 “이러한 때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공공, 기업, 도민 생활, 산업 등 4가지 분야에서 RE100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 '경기 RE100' 발표...공공·기업·도민·산업 4대 분야 RE100 추진
김 지사는 최근 본인의 임기 내 공공분야의 RE100 달성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포함한 ‘경기 RE100’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로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크게 △공공 RE100 △기업 RE100 △도민 RE100 △산업 RE100 등 4대 목표를 축으로 14대 전략 과제를 도출했다.
우선 공공 RE100은 경기도청을 포함한 28개 산하기관의 발전량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민간 영역인 기업과 산업이 RE100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정책적 지원을 하되, 공공분야에서 만큼은 본인의 임기 내 RE100을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공공 RE100 달성을 위해 공공청사의 옥상·주차장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공공기관장의 경영평가에 RE100 이행 여부를 반영한다.
기업 RE100은 산업단지 RE100과 RE100특구 등으로 나뉜다. 신규로 조성되는 산단에 재생에너지 도입계획을 산단 물량 배정 기준에 반영하는 한편, 기존의 산단에는 민-관 협력 지붕형 태양광 설치사업을 추진한다.
산업단지 RE100은 현행 시흥-안산-화성-평택-충남-전북-전남에 이르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집적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도민 RE100에서는 전력자립 가구를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에너지 사용량 감축이나 승용차 주행감축, 다회용기 이용 등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도민들에게 지역화폐 포인트로 환급해준다.
산업 RE100은 태양광·수소 연료전지와 데이터센터, 스마트팜, 도시공원, 편의시설이 합쳐진 융복합 인프라 모델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또 주유소에 태양광·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전기차 충전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인프라를 조성한다.
김 지사는 존 번 교수와의 대담 이후 SNS를 통해 “(존 번 교수는) 경기도의 RE100 4가지 분야에 ‘도민’이 포함된 것이 매우 참신하다며 공동체의 참여를 강조했다”라며 “‘기후도지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니 매우 기쁜 일'이라며 적극 공감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은 경기도민뿐 아니라 지구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처럼 경기도는 중앙정부의 환경정책을 선도하는 지자체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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