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었다’ JB‧DGB, 주주 반발 잡음 속 주총 승리

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3.31 07:39 ㅣ 수정 : 2023.03.31 07:39

JB금융, ‘배당 갈등’ 2대주주 얼라인과 표대결서 승리
DGB금융, ‘국민연금 반대’ 김태오 회장 보수 등 모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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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이달 막바지 치러진 주주총회에서 주요 주주의 반발을 뚫고 현 경영진이 상정안 안건을 모두 통화시켰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JB금융은 전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날 주총에서 JB금융이 상정된 보통주 1주당 715원의 배당금 지급안이 의결됐다. 이외 JB금융 이사회가 추천한 유관우, 성제환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도 모두 가결됐다. 

 

반면 얼라인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올린 누적 배당성향 33% 수준인 주당 900원의 배당건과 김기석 전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대표 사외이사 선임건은 모두 부결됐다. 주총 표대결 결과 출석 의결권수 76.4%, 발행주식 총수 대비 73.1%가 JB금융에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J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14.61%의 지분을 보유한 삼양사다. 얼라인의 지분은 14.04%로 최대주주와의 지분율 격차는 0.57%포인트(p)에 불과하다. 얼라인은 주총 전 개인 투자자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았지만 주요 주주들이 동의를 얻어내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의 3대주주인 OK저축은행의 지분은 10.99%, 4대주주 국민연금의 지분은 8.45%다. 

 

이번 주총은 얼라인이 JB금융의 배당정책에 반발, 주주환원책 강화를 요구하면서 주목받았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은행주 저평가의 원인으로 실적 및 성장성 대비 비효율적 자본 배치정책과 해외 대비 낮은 주주환원을 지적하며 주주제안을 보냈다. JB금융은 지난해 은행사 수익 확대 등에 힘입어 6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JB금융이 기업가치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얼라인의 제안을 거절했다.

 

주총이 표대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얼라인은 신규 사외이사 추천에 그치지 않고 기존 후보 재선임을 반대하고 나서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지만 끝내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이날 주총장에서 “JB금융 경영진과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완충자본비율을 높이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주총을 진행한 DGB금융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반대에도 상정된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

 

DGB금융은 이날 DGB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관련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상정된 총 7개의 안건이 모두 의결됐다.

 

JB금융 주총에서 현금배당 안건이 쟁점이었다면 DGB금융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이 최대 화두였다.

 

주총 전날 국민연금이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DGB금융의 지분 10.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지난 29일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 과다하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DGB금융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당기(2022년) 이사의 보수총액 또는 최고한도액이 23억원으로 돼 있다. 전기(2021년)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은 16억2000만원이었다.

 

해당 안건은 한 김태오 회장 보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받았다. 주총에서 승인된 한도에 따라 사내 등기이사인 김 회장의 보수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DGB금융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년도 김 회장의 보수는 14억1700만원이었다.

 

자칫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될 경우 향후 김 회장의 보수액도 감액될 수 있다. 사실상 국민연금이 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부진한 경영성과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DGB금융으로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DGB금융은 지난해 증권부문 부진으로 은행을 가진 지주사 중에서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DG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06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1년(5031억원)보다는 13.1%, DGB생명 회계정책 변경 전 기준으로 20.4%나 줄었다. 영업이익도 18%나 감소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0년 대구은행장 겸직 시절 캄보디아 상업은행 인가를 얻기 위해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했다는 혐의로 1년 3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사법리스크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사 보수한도 안건은 통과됐다. 이날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발언은 없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상정된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서 최용호·노태식·정재수·조동환 사외이사 선임의 건,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임원퇴직위로금규정 승인의 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현금배당은 전년 대비 20원 증가한 650원으로 결정됐다.

 

김태오 회장은 이날 주주 앞에서 주가부양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오 회장은 “자사주 소각과 중간배당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겠다”며 “지역의 특수성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측면도 있지만 이와 별개로 주가 부양정책을 적극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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