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주총회 끝물…대표 교체 새바람·배당 '화두'

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3.31 07:57 ㅣ 수정 : 2023.03.31 08:37

새 CEO, 교체 바람... DB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 등 6곳
배당금, 1조 메리츠증권 외에 최대 65%까지 배당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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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막바지에 오른 가운데 최대 관심사였던 수장들의 거취가 대부분 정해졌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사들의 주주총회가 막바지에 오른 가운데 최대 관심사였던 수장들의 거취가 정해졌다. 남은 주총(31일)은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만 남았다. 

 

다수 증권사는 올해 업황 어려움을 뚫을 돌파구로 새 CEO(최고경영자)를 맞이해, 수장들에 거는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여기에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실적 악화로 배당금을 확 줄였지만 내년부터 '깜깜이 배당'을 없애겠다는 곳이 속속 나오면서 배당제도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강하게 포착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DB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토스증권, 하나증권 등 6곳이 신임 대표를 공식 선임했다. 이들 모두 위기 돌파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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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DB금융투자는 곽봉석 경영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곽 대표이사는 2005년 DB금융투자에 합류한 뒤 프로젝트금융본부, PF사업부를 두루 거친 기업금융(IB)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한화투자증권은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정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다올투자증권은 황준호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기존 이창근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황 대표는 증권업 경력이 36년에 달하는 전략가로, 대우증권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다올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맡았다.

 

IBK투자증권은 서정학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서 대표이사는 기업은행 싱가폴·뉴욕지점을 거쳐 IB지원부장과 기술금융부장, IT그룹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CIB 그룹장을 지낸 후 2021년부터 IBK저축은행장을 역임해왔다.

 

토스증권은 새로운 사령탑으로 김승연 토스 동남아시아 비즈니스솔루션 GM(제너럴 매니저·총괄)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김 총괄은 1980년생이며 구글 아시아지역 마케팅 총괄, 틱톡 동남아시아 비즈니스솔루션 총괄 등을 맡아왔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BNK증권, SK증권(31일 주총)은 기존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1월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연임을 결정한 각 사 대표는 실적개선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가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정통 증권사는 변화보단 안정을 취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증권사들은 '깜깜이 배당'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을 먼저 결정하고 주주를 확정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제도 개선에 나선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유진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다. 

 

국내 대부분의 상장사는 매년 12월 말 배당받을 주주가 정해지고, 다음해 3월 주총을 거쳐 배당액 규모가 결정된다. 투자자들은 배당액을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해야 하는 이른바 '깜깜이 배당'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증권가는 관련 당국이 권고에 나선 만큼 깜깜이 배당 개선에 나서는 금융지주사와 재계 위주로 환원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요인 중 하나인 깜깜이 배당 문제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오랜 과제는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국내 자본시장 환경이다. 올해도 금융위는 자본시장 선진화가 주요 목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계열 분리와 승계 등 취약한 기업지배구조가 대표 원인이다”며 “주주친화적 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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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증권사들은 '깜깜이 배당'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사진=황수분 기자]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 대부분 배당 성향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음에도, 주주친화 정책 등이 맞물리며 배당금 확정에 난항을 겪었다.

 

국내 증권업계 중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2022년 기말 배당금을 확정했다. 보통주 한주당 200원으로 전년(300원)과 비교해 33.3% 줄었다.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도 전년 대비 각각 55.3%와 23.3% 줄어든 1700원과 2300원으로 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100원으로 의결했는데 전년도 600원에 비해 약 83.3%가 줄었고, NH투자증권도 주당 700원으로 책정하면서 전년(1050원) 대비 33.3% 줄였다.

 

이밖에 교보증권(60%)과 다올투자증권(40%), 유안타증권(38.9%), 현대차증권(31.4%), 대신증권(14.3%), 유진투자증권(57.1%), 키움증권(14.3%), SK증권(65%), 한양증권(11.1%), 부국증권(6.2%) 등 모두 배당 규모를 축소했다.

 

배당금을 늘린 증권사는 지난해 유일하게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메리츠증권으로 전년 대비 35%가 늘어났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도 이제 주총이 거의 마무리됐고, 이번 증권사들의 CEO 교체와 연임에 따른 업권 악화 위기가 최우선이었다”며 “또 지난해 실적 악화로 배당금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주주환원 성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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