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31 09:16 ㅣ 수정 : 2023.03.31 09:16
"상사, 화장품, 호텔, 필수소비재 등 주시할 만해"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주식시장이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의 충격을 거의 벗어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업종별 순환매 가능성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어제 코스피지수는 이달 7일 이후 처음으로 2,450선을 회복했는데, SVB사태가 지난 8일 이후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VB 사태에 따른 우려에서 벗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는 이달 8~29일 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증시는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0.5%와 3.7%씩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 내에서도 상위권의 수익률을 보였다. 주식시장 변동성도 SVB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채권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며 "최근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SVB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면 미국 증시 변동성을 표시하는 VIX 지수는 SVB사태 이전인 19.1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코스피 변동성 지수인 VKOSPI는 SVB 사태 직전(17.2)보다도 더 낮아지며 어제 15.7까지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주가 수준만 보면 SVB사태는 종료된 것과 다름 없으나, 여전히 해당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국 대형 증권사 찰스슈왑이 다음 후보로 주목받기도 하며 미국 증권사까지도 유동성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강 연구원은 "리스크 지표도 아직 SVB사태에 따른 리스크가 모두 회복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예를 들어 시티 매크로 리스크(Citi Macro Risk) 지수는 현재 약 0.4 수준인데, 최근 우려 완화로 평균을 의미하는 0.5를 밑돌았으나 SVB 이전인 0.2까지는 낮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자들의 심리도 아직 중립 수준에 머무르는 정도"라며 "외인 수급이 3월 들어 순매도로 전환됐음에도 한국 증시가 잘 버틴 이유는 이미 낮아진 지분율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은행 유동성 위기의 추가 안도 국면에서는 국내증시도 상승 방향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리스크도 남아있지만 상승 여력도 있는 상황이라는 관점에서는 증시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며 "예컨대 올해 코스피에서 상승률이 컸던 5일만 놓쳤어도 올해 수익률은 0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증시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 자산 비중 축소보다 순환매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업종별 스위칭(교체) 전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 2차전지의 강세가 돋보였는데, 현재가 고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새로 진입하기에는 분명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따라서 순환매 가능성을 고려하고 시장의 관심이 아직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던 컨셉에 선제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상사 △자본재 △화장품 △의류 △완구 △호텔 △레저 △필수소비재 △건강관리 등의 업종을 예로 들었다.
강 연구원은 "해당 업종들은 연초 이후 주가가 하락한 상황인데, 1분기 실적시즌 영업이익 추정치는 상향된 업종들"이라며 "향후 시장 대응에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