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서 짐 싸서 떠나는 미국 개인투자자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최근 몇 년간 미국증시를 강력하게 뒷받침했던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은행권 불안과 증시 불투명을 이유로 대거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초 주가급락과 함께 개인투자자 비중은 크게 늘어나며 지난 2월 사상 최대치의 주식을 매수했으나 3월 이후에는 개인들의 증시이탈이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 시그너처은행 파산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다, 증시마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아예 투자금을 회수하고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반다리서치 집계를 인용해 “최근 몇 주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돼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반다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월 중 10거래일동안 최대 170억달러를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은 3월 중 10거래일동안은 89억달러 매수하는데 그쳐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이들이 증시를 완전히 떠났는지는 불투명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에 투자금이 대거 몰리는 등 여전히 대기성 현금이 넘쳐나고 있어 상황이 호전되면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시를 이탈한 자금은 일단 안전하면서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단기국채나 MMF 등으로 피신해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협회(ICI)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준으로 MMF 자산은 5조200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급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