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두 번 연속 동결…물가보다 경기‧금융 불안 고려

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4.11 10:11 ㅣ 수정 : 2023.04.11 13:38

금통위, 기준금리 3.50% 유지…2월 이어 연속 동결
4%대 물가상승률, 수출부진 등 경기침체 우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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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됐다. 물가 상승세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아래 경기 침체와 금융불안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2월 금통위는 지난해 4월 이후 7차례에 걸친 연속 금리 인상 기록을 중단하고 금리 동결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 금통위가 연이어 금리 동결 카드를 꺼내들면서 지난 2021년 8월부터 진행됐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금통위가 또 다시 금리 동결 카드를 꺼낸 배경으로는 한풀꺾인 물가 상승세와 그동안 금리 상승 조치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금융 불안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8%)보다 0.6%포인트 낮은 것으로 작년 3월(4.1%) 이후 1년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2월 4.8%로 5%대 이하로 떨어진 이후 완연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아직 서비스 물가 상승 기여도는 2%포인트(p)대로 높지만 물가 하락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진정과 국내 물가 안정 확인은 4월 기준금리 동결 명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기 상황은 불안하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선 가운데 수출부진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올해 1분기 성장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감소한 55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4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금융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금리 인상 부담으로 시장 유동성을 위축시키고 불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금통위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동안 추가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원·달러 환율도 1300~1320원 내외 수준에서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금통위의 연속 기준금리 동결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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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4.75∼5.0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50%포인트(p)다.

 

1.50%p는 지난 2000년 10월 1.50%p 이후 가장 금리차다.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면 금리차는 더 벌어지게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지난 3월과 같이 0.25%p 인상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한국 기준금리와 격차는 1.75%p로 벌어진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커지면 금리 경쟁력에 밀려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원화 가치도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우리 통화당국이 지금까지 미국과의 금리차이에 대한 자금 유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 않았지만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금리차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금통위의 연이은 금리동결에도 추가 인상 여지는 남아있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을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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