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유력·에코프로 불확실…5월 MSCI 정기변경 '주목'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오는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정기변경을 앞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다양한 종목들이 편입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올해 들어 주가가 수직 상승한 에코프로의 편입 여부인데, 주가 급등이 오히려 MSCI 지수 편입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 한화에어로, 지수 편입 '유력'…KT, 4년 만에 복귀 가능성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내달 12일 정기 변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17~28일 중 임의의 하루를 기준으로 잡아 편출입을 결정한다. 여기서 MSCI의 기준치를 웃도는 종목들은 편입하고 밑도는 종목들은 편출된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시장지수로, 세계 주요 지수 중 추종 자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편출입 종목을 결정하며, 지수 편입은 매해 총 4번(2·5·8·11월)에 각각 실시된다.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기변경 발표 후에는 MSCI 한국 스탠다드(Korea Standart)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 종목 교체가 이뤄진다. 이번 정기 종목 교체는 내달 31일에 종가 기준으로 진행된다.
증권가에서는 지수 편입 조건으로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이 각각 4조5000억원과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번 정기변경에서 편입이 유력할 것으로 평가받는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코스모신소재, KT 등이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보고서를 내놓는 증권사마다 'High'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이미 연초부터 MSCI 편입 기대감이 반영돼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이에 이번 정기변경에서는 편입에 따른 주가 수혜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매입해 왔으며, 최근 3개월 순매수 금액도 4000억원으로 패시브 매입 수요 추정 금액을 크게 웃돌았다"며 "지수 편입이 주가에 새로 반영될 여지는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KT의 경우 2019년에 외국인 보유 가능 한도(FOL)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MSCI 지수에서 편출된 바 있다.
통신 산업 같은 국가 기간 산업은 법적으로 외국인 보유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이처럼 외국인 한도가 정해져 있는 경우 외국인이 추가 보유할 수 있는 수량이 전체 한도 수량의 15% 이상이어야 지수 편입 혹은 잔류가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외국인 보유 가능 비중이 여전히 10%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KT는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40%대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외국인 보유 가능 비중이 약 17% 수준까지 상승해 재편입이 가능해졌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KT의 외국인 보유 가능 비중이 다시 15% 이하로 하락할 경우 편입이 좌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남 연구원은 "MSCI는 FOL이 15~25% 사이인 종목은 유동시가총액의 절반만큼만 지수에 편입하는데, 이 때문에 현재 FOL이 약 17% 수준인 KT의 지수 편입 비중 및 수급 강도는 크지 않다"며 "하지만 편입될 경우 4년 만에 MSCI 지수에 재편입되는 것으로 긍정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편입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에는 금양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금양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최고 5조3000억원을 웃돌며 편입 조건을 충족했으나, 최근 들어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시총이 줄어들면서 편입 추정 기준을 밑돈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일 기준 금양의 시총은 4조461억원 수준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달 들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기준치를 상회하며 편입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유동시가총액이 추정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일 기준 유동비율은 25.86%며, 유동시가총액은 약 1조4200억원 규모다.
■ 에코프로, '단기 급등 제외' 조건 발목잡아…분수령 주가 '62만원'
에코프로의 경우 시총과 유동시총이 모두 추정 기준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연초부터 급등 랠리를 이어온 만큼 '단기 급등 종목 편입 제외 조건' 적용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MSCI는 지수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2021년부터 단기 급등 종목은 편입 종목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심사기준일로부터 5~60일 전까지 구간별 동일 섹터 대비 누적상대수익률을 관찰하고, 이 중 한 구간이라도 기준을 웃돌면 편입 종목에서 제외한다. 구체적 구간별로는 △5~20일 100% △25~40일 200% △45~60일 400%다.
다만 규정 자체가 엄격하지는 않아 신설 이후 해당 규정으로 지수 편입이 불발된 종목은 없었다. 앞서 규정에 저촉될 정도로 단기간 급등해 MSCI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신풍제약이 있었으나, 신풍제약은 규정 설립 전에 편입이 결정된 바 있다.
에코프로가 이번 정기변경에서 급등 종목 제외 조항을 적용받는다면 해당 규정으로 편입이 좌절된 최초의 종목이 된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편입 여부의 주요 변수로 심사기준일과 주가 수준을 제시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60일전 대비 446% 폭등했는데, 같은 기간 벤치마크(기준 지수) 대비 누적 초과수익률은 약 416%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이어진 지난 18일에도 전장보다 6% 넘게 상승해 마감했다. 이는 과열 종목 지정에 해당하는 수치다.
MSCI가 만약 심사 기준일을 이달 17~18일 중 하루로 지정했다면 에코프로의 지수 편입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또 심사 기준일이 그 이후더라도 남은 심사 대상 기간이 반드시 주가가 하락해야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가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4월 말까지 일정 수준 이하의 주가를 유지해야 한다"며 "편입 가능 주가는 62만원 내외로 추정되며, 65만원을 웃돌 시 편입 실패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일 기준 에코프로의 주가는 61만6000원으로 이 연구원이 제시한 주가 범위 내에 포함된다.
■ 지수 제외 종목에 '에스디바이오센서·롯데쇼핑·에스원' 거론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지수 제외 대상 종목은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롯데쇼핑, 에스원 등이 있다.
통상 증권가에서는 지수 제외 추정 요건으로 시가총액 약 2조원과 유동시가총액 약 1조원을 제시하고 있다.
제외가 가장 유력한 종목은 에스디바이오센서다. 전일 기준 시가총액은 2조2100억원 수준이지만, 유동시가총액이 7600억원으로 추정 기준치를 35% 가까이 밑돌고 있다.
롯데쇼핑은 전일 기준 시가총액 2조3500억원 규모지만, 유동시가총액이 91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에스원의 경우 전일 기준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은 각각 2조1100억원과 1조3400억원 수준이다.
이외에는 제일기획과 현대미포조선, 이마트, 펄어비스, 삼성증권 등이 지수 제외 가능 종목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