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 역대급 침체에 스마트폰시장도 위태, TSMC ASML 삼성전자 줄줄이 실적 하향
반도체 업황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혹한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이 43%나 급증했던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3월 매출은 4년만에 처음 감소로 돌아섰다. 올해 전체로는 마이너스로 돌아서거나,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PC시장이 역대급 침체에 빠져들었고 스마트폰 시장도 하강 흐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침체의 골을 깊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쇼크로 불리는 이번 침체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반도체 시장이 힘들었던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43%이 매출증가를 기록했던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최근 3월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1454억800만 대만달러에 그쳐 전년 3월보다 15.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TSMC의 월 매출이 감소한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며 2021년 10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월매출을 기록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실적발표와 관련해서 “2023년 상반기 반도체 재고 조정이 우리의 이전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면서 “조정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TSMC 내부에서는 올해 매출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최악의 경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한파에도 끄덕없이 실적개선 행진을 벌이던 TSMC의 실적 우려는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지를 짐작케한다.
앞서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2월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0.7% 줄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부문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 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27일 1분기 확정실적 공시에 앞서 이달 초 발표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무려 95.75% 급감했다.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스마트폰 등 다른 부분에서 상쇄하면서 겨우 적자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전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하이투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 전체로 1조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고, SK증권은 6000억원, 이베스트증권은 4000억원, 삼성증권은 2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각각 내다봤다.
반도체시장의 업황 부진은 무엇보다 PC시장 침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 1분기 PC매출이 작년 1분기보다 29%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선 PC시장 부진이 “역대급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업계를 떠받치던 스만트폰 업황도 낙관적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가 작년 1분기에 비해 12%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분기별로는 5분기 연속 감소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