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안정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서 금리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통한 주담대 확대와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3월 중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 금리 구간에서 케이뱅크(45.10%)와 카카오뱅크(55.90%)는 취급분의 절반 수준을 금리 3.5~4.0% 미만에 내줬다.
4.0~4.5% 미만 구간에 대출을 실행한 비중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44.30%와 32.30%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 상품 10건 중 8건 이상이 3.5~4.5% 구간이었다는 얘기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달 분할상환식 주담대에서 3.5~4.0% 미만으로 취급한 건 신한·하나·우리은행 뿐이었다. 비율은 신한·하나은행이 각 0.30%, 국민은행이 2.10%로 저조했다.
자연스럽게 인뱅의 평균금리도 낮아지는 흐름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각각 4.09%와 4.04%로 집계됐는데 △국민은행 4.73% △신한은행 4.82% △하나은행 4.59% △우리은행 5.23% △농협은행 4.48% 등 시중은행 대비 최대 1.14%포인트(p) 낮았다.
그동안 인뱅들은 은행권 평균 대비 낮은 대출금리를 앞세워 고객을 유인했지만,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 경쟁력도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실시한 상생금융 정책도 금리 격차를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
인뱅들이 금리 경쟁에서 다시 앞서고 있는 건 다양한 우대금리 적용 및 특판 시행으로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유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을 통한 편의성과 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실행된 대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인뱅 업계에 건전성이 우려가 떠오르고 있는 점도 주담대 확대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빠르게 늘려온 중저신용 대출로 연체율 등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안정적 대출 자산(담보부대출)인 주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인뱅들이 다시 고신용자 중심의 고객 포섭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달 일반 신용대출 상품에서도 카카오뱅크는 전체의 67.2%를 5% 미만 금리로 내줬다. 같은 구간에서 신한은행(20.4%), 국민은행(15.8%), 농협은행(7.0%)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대출금리는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별로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아무리 준거금리가 낮아졌다고 해도 5% 미만 금리 취급 비중이 높다는 건 신용도가 높은 차주와의 대출 계약이 늘어났다는 걸로 비춰질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한 관계자는 “올 초부터 중저신용 대상 상품 금리를 인하한 게 평균금리 인하에 반영됐고, 해당 구간(5% 미만)에 중저신용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효과가 나왔다”며 “작년과 비교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 실적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