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강륜주 기자] HMM(옛 현대상선)·삼성중공업·파나시아·한국선급 등 국내 4개 업체가 해운업계의 탄소저감 국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 4개 업체는 28일 선박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저장 기술(OCCS) 통합실증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4개 업체는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연내 HMM이 실제 운항 중인 2100TEU(1TEU=6미터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OCCS를 직접 탑재해 해상 실증 연구를 진행한다.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이번 실증에는 하루 24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액화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의 OCCS가 탑재된다.

연구 과정에서 삼성중공업과 파나시아가 설계부터 제작·설치·시운전까지 담당하고 HMM이 실제 운용을 맡는다. 한국선급은 선박의 위험성 평가 등을 수행한다.

실증 기간 동안 컨테이너선의 배기가스로부터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육상에서 스마트팜과 드라이아이스 제조로 활용한다.

4사의 OCCS 실증 연구는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성능 검증 △해상 실운전 데이터 확보 및 △운영관리(O&M) 노하우 축적 등의 성과 달성이 목표다.

이후 삼성중공업과 파나시아는 OCCS 기술 신뢰 수준을 높여 제품화를 통한 사업화에 나선다.

또한 HMM은 이를 국제해사기구(IMO)가 주도하는 선박 온실가스 환경규제에 대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탄소포집·저장(CCS)은 세계 각국이 '2050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단번에 줄일 수 없어 탄소 감축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OCCS 기술은 해운업계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대표적 친환경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4사가 협력해 국내 기술 자립 및 저변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봉 HMM 해사총괄은 "최근 해운업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온실가스 감축 전략 수립과 이행"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선도적인 운용기술 확보와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규 파나시아 연구개발본부장도 "OCCS 기술은 선박의 주요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파나시아는 연내 준공 예정인 '그린(Green) EPC 센터(Center)'를 중심으로 OCCS를 비롯한 친환경 설계·조달·시공(EPC)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석 한국선급 사업본부장은 "이번 실증이 해운 탈탄소화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국선급 전문성을 발휘할 것"이라며 "해운업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한국선급이 함께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