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매년 5월에 주식을 팔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인 '셀 인 메이(Sell in May)'가 올해도 유효하다며, 하반기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내고 "5월 매도 전략은 유효하다"며 "지난달 하락하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반등했는데, 반등의 탄력은 약하고 성격은 기술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거래대금도 감소한 상황"이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반등이 매크로(거시경제) 여건이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금리 인상 중단 기대와 미 지역은행발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우려 불식, 글로벌 경기 바닥 기대감 등이 영향을 줬다고 꼽았다.
박 연구원은 "이런 기대들이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을 13.4배까지 밀어 올렸다"며 "13배를 웃도는 PER은 2021년 5월 이후 2년 만"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코스피 PER이 12배 위에서 오래 머무른 적은 없는데, 그동안은 금리 하락이나 이익 추정치 상향, 주가 하락 등이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을 해소해 왔다"며 "이번에도 세 가지 요인은 동시에 작용할 것이며, 그중 주가 하락의 기여도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높은 PER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의 반등 속도가 느리고, 글로벌 기준금리의 인하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서다.
게다가 지난 경기 저점들과 달리 정책적 지원이 없다는 점도 시장의 기대감을 축소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남아 있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범유행) 기간에는 모든 나라들이 공격적으로 재정정책을 펼쳤지만, 지금은 재정 건전성이 우선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경기 궤적은 밋밋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처럼 코스피 PER이 13배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식을 공격적으로 살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주식을 높은 PER에 사서 낮은 PER에 파는 전략은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고 글로벌 통화정책도 확장적인 구간에서 유효하다"며 "올해 초 글로벌 경기는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지만, 높은 PER에 살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이달 남은 기간 2차전지 등 밸류에이션이 높은 업종과 종목에 매도가 집중될 것"이라며 "코스닥의 낙폭이 코스피보다 클 것이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