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5.11 09:07 ㅣ 수정 : 2023.05.11 09:07
"옵션 만기일 수급 변동성 출현 가능…CPI·역외 환율 급락 등 호재 有"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 밤사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이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 4월 헤드라인 CPI는 4.9%로 전월과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발표전 시장에 돌던 '5.0% 상회'에 대한 우려를 달래주는 안도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5월 CPI 전망치가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모델 상 4.1%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보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더 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특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중시하는 지표로 알려진 슈퍼코어 물가(코어 서비스 물가에서 주거비를 차감한 물가)도 둔화세를 보이고, 주거비도 하락하는 등 연준 입장에서도 추가 긴축에 대한 덜어낼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코어 CPI가 헤드라인에 비해 높긴 하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던 주거비가 CPI에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코어와 헤드라인의 역전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인플레이션과 연준을 둘러싼 관건이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가 아닌 '인하 사이클 진입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를 시장의 관점이라고 보면, 현재 시장에는 오는 7월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망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다만 7월 인하를 벌써부터 주요 시나리오로 여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연말로 갈수록 경기둔화 영향 누적에 따른 수요 단의 물가 압력이 내려가 3%를 밑도는 CPI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금리인하를 전제로 증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점은 반길만하지만, 향후 인플레이션이 주가에 미치는 민감도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또 실적시즌이 종반부에 진입하는 등 5월 주요 이벤트들이 종료된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정치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 부채한도 협상 이슈가 증시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전일 국내 증시가 미 CPI 경계심리와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미국 전기차주 약세에 따른 국내 2차전지주 매도 압력 등에 영향을 받아 하락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오늘은 옵션 만기일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현선물 수급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음에도, 4%대에 진입한 미 CPI 결과에 따른 나스닥 강세와 원·달러 환율의 역외 9원대 급락 등 증시 친화적인 재료들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업종 및 테마 관점에서는 알파벳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엔진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엔비디아 등 다른 AI 관련주들도 동반 강세를 연출했다는 점은 국내 AI 관련주를 포함한 전반적인 성장주들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