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도 유료화 되나…카드업계, 수수료 부담 확대 우려
삼성페이, 8월‧12월 카드사 '무료 수수료' 계약 종료
카드업계, 새로운 계약 조건으로 수수료 부과 전망
수수료 부담에 무이자 할부 등 고객 혜택 축소 가능성
VAN 업계도 삼성전자에 단말기 사용료 요구할 수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와 관련해 카드사와 체결한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료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카드업계는 삼성페이 수수료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페이 '무료 수수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전 카드사에 통지했다. 삼성전자가 카드사와 맺은 기존 계약은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 등은 올해 8월, 하나‧BC의 경우 올해 12월 만료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가 처음 도입된 2015년부터 카드사와 계약을 맺고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간편결제 인프라를 넓혀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에서다. 하지만 8월 계약이 만료되면 삼성전자는 새로운 계약 조건을 담아 각 카드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보낸 공문에 수수료와 관련된 내용이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카드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새로운 계약 내용으로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올해 3월 현대카드와의 계약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애플사의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카드사에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건당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삼성페이가 유료화에 나선다면 기존 간편결제업체들도 수수료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카드업계는 삼성페이의 간편결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유료화되면 상당한 비용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020년 4492억원에서 지난해 7326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페이‧LG페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간편결제 비중은 2021년 22.7%에서 지난해 25.3%로 확대됐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줄일 수도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플페이도 수수료를 받고 있고, 삼성페이의 간편결제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계약 조건으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받는 만큼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카드 역시 수수료를 받는다면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도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을까"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결국 무이자 할부 등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는 것이 수익성 보전을 위한 가장 빠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지속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페이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경우 전자금융보조사업자(VAN사)가 삼성전자에 인프라 사용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사용하는데, VAN사가 설치한 단말기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VAN사들이 삼성페이에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삼성페이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면 VAN사가 삼성페이에 연쇄적으로 단말기 사용료 등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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