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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시대의 비상대비기업 (6)

한국의 록히드마틴 지향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시 전투기·구축함 엔진정비 및 자주포 등 첨단무기체계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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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수 비상대비 전문기자
입력 : 2023.06.01 10:07 ㅣ 수정 : 2023.07.17 12:46

비상대비 전문가, 전시 대표적 무기체계 공급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꼽아
손재일 대표이사는 방산 전문가로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 이끌고 나갈 적임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이제 전쟁은 전 국민과 기업이 참여하는 총력전 개념이 되었고,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이 신냉전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에 의거 비상시 국가동원령에 따라 군수물자 또는 전시 민수물자의 생산이나 용역에 전용되는 기업을 중점관리하고 있다. 총력전 체제 속에서 신냉전이 도래하면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뉴스투데이는 중점관리기업의 국가안보적 역할을 소개하는 ‘신냉전 시대의 비상대비기업’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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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이사.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영수 비상대비 전문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나 장기전 양상을 띠면서 무기와 각종 장비가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미국 등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필요한 무기와 장비들을 지원해 달라고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전시 또는 비상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무기체계 생산 및 정비지원’ 능력이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고, 올해 초에는 서방 각국에 감성적인 연설외교로 대대적인 무기지원을 이끌어내 지금까지 전쟁에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은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확전을 우려해 재블린(FGM-148)이나 대전차 미사일(NLAW) 등 방어무기 위주로 지원해왔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점차 전차, F-16 전투기, 사거리 297Km의 전술 지대지 미사일(ATACMS) 등 강력한 공격무기를 지원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러-우 전쟁을 보면서 전시에 무기체계의 원활한 공급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 또는 비상시 무기체계 분야를 얘기할 때 대표적인 기업으로 대다수 비상대비 전문가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꼽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7년 삼성정밀공업으로 설립 후 2000년 삼성테크원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한화가 2015년 6월 삼성테크윈 지분을 인수 후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7년 한화테크윈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을 변경한 후 지난해 11월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올해 4월 한화방산을 합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 우주발사체 액체연료 엔진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디펜스와의 합병을 통해 K9자주포, 5세대 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 원격사격통제체계,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기술 등을 내재화했다. 올해 4월 항법장치·탄약·레이저 대공무기 기술을 보유한 한화방산을 결합했고 대우조선해양까지 인수해 육·해·공 전 영역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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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장면.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 우주항공 방위산업의 요람으로 1979년 엔진 창정비로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9000대 이상의 엔진 생산과 정비를 담당해 왔다. 1980년대에는 F-5 제공호용 제트엔진을 생산했으며 KF-16 전투기의 최종조립 업체(삼성항공 당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F-15K, T-50 등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뿐만 아니라 육군 한국형 헬기 ‘수리온’ 엔진의 면허 생산을 담당하는 등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구축해왔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너럴일렉트릭(GE)과 기술제휴를 통해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의 엔진 통합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했으며 주요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항공 기계 시스템 분야에서도 보조동력장치(APU), 착륙장치(랜딩기어), 비행조종작동기(FCISA) 등 항공기 작동에 필수적인 다양한 품목의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래 공중전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공동으로 무인 항공기용 엔진, 무인 복합형 전투회전익기(UCCR)용 엔진 등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유·무인 항공 복합체계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제작을 담당해 75t급 엔진, 7t급 엔진 전체 조립은 물론 터보 펌프, 밸브류 등 핵심부품을 제작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누리호’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와 함께 지난 5월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 추가 발사를 총 4회 수행하며 누리호 종합체계 기술 및 발사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아 발사체 기술의 고도화는 물론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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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자주포 사격 장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화력과 기동, 대공, 무인화체계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방위력 증강은 물론 방위산업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1999년 한국군에 첫 실전 배치된 K9 자주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운용 성능과 끊임없는 품질관리 및 성능개선을 통해 군 전투력 증강에 기여했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까지 총 8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한 K9자주포는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계약된 수출 물량이 원활하게 전달되면 글로벌 수출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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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 사전교육(왼쪽)과 긴급수리 출동훈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재 손재일 대표이사는 한화그룹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시한 계열사 재편과 인사에 따라 지난해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방산 분야 전문가로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와 조직 안정화를 이끌고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중점관리대상업체로 지정돼 전시 또는 비상시 국가동원령에 따라 전투기, 구축함 등에 탑재되는 엔진을 정비하고 자주포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생산 및 정비하기 위해 정부가 관리하는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이와 같은 전시 지원 임무를 위해 ‘비상대비에 관한 법률’에 의거 선발된 비상계획관이 보직돼 임무를 수행하는 기업이다. 비상계획관은 전시에는 업체의 장을 보좌해 비상 및 재난대비 교육과 훈련에 관한 사항, 직장민방위 및 예비군업무의 협조·조정에 관한 사항, 직장 방호 및 보안업무에 관한 사항, 비축물자 및 동원물자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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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행정안전부 / 그래픽=뉴스투데이]

 

 

 


평시에도 비상대비 연습계획을 수립·발전시키는 기업 ▶ 비상대비 관련 법규를 준수해 전·평시가 단절되지 않고 연속선 상에서 효율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비상대비 구축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정부 을지연습 간 국가의 각종 무기체계 공급 및 정비지원 연습 ▶ 매년 을지연습 시 비상대비계획의 효율성을 검증하기 위해 본사 및 생산공장에 전시상황실을 설치한다. 실제 상황을 상정한 메시지 처리훈련과 군부대 출동 정비를 지원하기 위해 실제 긴급출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정부 주관으로 이루어지는 충무계획과 산업동원자원조사 시행 동참 ▶ 매년 충무계획 작성을 통해 전시 동원과 임무수행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전국의 대형 사업장에 대해 산업 동원 자원조사표를 작성·제출하고 있다.


동원물자 생산공장에 대한 주기적인 동원시행태세 점검 ▶ 현장에서 활동 중인 필수요원을 교육하여 비상사태 시 임무를 숙지하고 전환시간을 최소화한다.


전시 대비 직장 민방위대를 효율적이고 내실 있게 운영 ▶ 비상사태 시 민방위 기본임무를 수행하면서 업체의 인력 및 시설의 안전을 도모한다. 행정기관이 통제하는 민방위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비상사태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포괄안보 개념에 입각한 재난 대응훈련 실행 ▶ 생산 현장별 특성을 고려한 각종 안전사고 유형을 식별하고 매월 정기적인 공장 점검을 통해 위해 요인을 제거한다. 또한, 위험예지훈련으로 사고 발생 간 대응 및 조치능력을 배양하고 작업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성장은 ‘계속 진행형’이며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REDBACK)'도 주목받는 전력이다. 호주에서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에서 이름을 딴 레드백은 이스라엘과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협력해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다. 레드백은 2019년 9월 호주 궤도형 장갑차 도입사업(LAND 400)의 최종 2개 후보 장비로 선정됐다. 

 

호주 장갑차 도입 사업은 올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호주 시험평가를 통해 차량성능, 방호능력, 화력, 정비, 수송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레드백은 현재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Lynx)와 경쟁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사업 이외에 유럽, 미국 등에도 수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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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백 장갑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해 폴란드 정부와 8월에는 K9 자주포, 155mm 탄약류 등을, 11월에는 천무 발사대, 유도탄, 장사거리탄 등을 공급하는 1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까지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하게 되며, 천무도 올해부터 유럽지역에 최초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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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사격 장면.[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 내 방산 역량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한데 모이면서 육·해·공·우주 전 영역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기존 각사의 해외 판로를 공유하고 호환 가능한 제품들을 결합해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는 한편, 연관성이 높은 기술분야에서의 통합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 생산, 수주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지향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방산 톱10’을 목표로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발전은 물론 전 세계에 다양한 첨단무기체계를 공급하는 미래 방산 시대의 선구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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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수 프로필 ▶ 한국안보협업연구소 비상관리연구센터장, 前 육군보병대대장, 前 오뚜기라면 비상계획관, 前 보건복지부 비상계획관협회 총무국장, 前 식약처 비상계획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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