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유튜브 '골드버튼' 키움·미래에셋·삼성…콘텐츠 경쟁 '활발'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증권사들의 유튜브 경쟁이 치열해지며 '골드버튼'(유튜브 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지닌 곳도 벌써 세 곳이나 나왔다.
증권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순 시황뿐만 아니라 웹 예능이나 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에 도전하며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구독자 10만명을 넘긴 유튜브 채널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는 총 9개사(미래에셋·키움·삼성·NH·KB·이베스트·한국투자·신한·하나) 등이다.
그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증권사는 키움증권(채널K, 약 132만명)이다. 뒤이어 미래에셋증권(스마트머니, 130만명)과 삼성증권(삼성 POP, 118만명) 등의 순으로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지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골드버튼의 자격을 갖춘 곳은 대체로 리테일(개인소매)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지닌 기업들이다. 지난해 기준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9.6%를 차지해 가장 선두에 올랐으며,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9.7%와 8.1%로 나란히 상위 5위권 안에 진입한 바 있다.
3위권 아래로는 구독자가 30만명을 밑돌아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투자로그인)이 25만8000명의 구독자로 4위에 올랐으며, KB증권(깨비증권 마블TV)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이리온)이 나란히 20만명대로 각각 5위에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활발한 방송 출연으로 대중에게 '염블리'로 잘 알려진 염승환 이사를 위주로 한 별도 채널 '염블리와 함께'를 통해 6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5만6000명의 구독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한투자증권(알파TV)과 하나증권(하나TV)은 각각 12만3000명과 10만8000명의 구독자를 지녀 '실버버튼'(유튜브 구독자 10만명 이상)의 기준을 갖추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순히 시황 및 종목 분석 등을 제공할뿐만 아니라 구독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신선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자사 게이미피케이션(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 형식을 도입) 서비스 '키움영웅전'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스포츠 캐스터처럼 중계하는 '키움영웅전 중계'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특히 키움증권의 남성 구독자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MZ세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제작한 1분 미만의 숏폼 영상인 '미국주식 실적 인포그래픽'이나 '포모의 HTS로그인'은 다른 콘텐츠들보다 2030세대 시청률이 5~10% 높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안석훈 키움증권 투자콘텐츠팀 부장은 "잘 아는 투자전문가가 나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투자를 잘 알게 하는게 중요하다"며 "투자 초심자부터 투자전문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컨텐츠 대한민국 대표 투자정보플랫폼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내놓은 인공지능(AI) 특집 영상 시리즈가 최근 증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엔비디아 및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큰 관심을 받았다.
총 12편으로 제작된 이 콘텐츠는 우리 삶에 다가온 생성형 AI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동향, AI가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다루고 있다. 현재 8편까지 공개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에 공개된 AI 특집 콘텐츠 이외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올바른 투자 철학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들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AI 특집 콘텐츠에 대한 좋은 반응은 고객과 시장의 관심을 선제적으로 읽고 이에 대응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혁신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글로벌 투자전문그룹으로서 고객동맹의 핵심가치를 실천하겠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자사 유튜브 채널 '투자로그인'에 신규 콘텐츠 '떡상메이트'를 론칭했다
떡상메이트 1화에는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에 출연해 화제가 된 댄서 이서인씨와 트와이스 작곡가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마치(MRCH)’ 윤지영씨가 여름에 어울리는 보컬과 댄스가 담긴 콜라보 필름을 제작한다.
앞서 지난해에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인 '영끌로맨스'를 출시해 누적 조회사 2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의 이 같은 호평 뒤에는 증권사 콘텐츠라는 걸 드러내지 않은 히든 마케팅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예능 형태로 제작된 콘텐츠는 영끌로맨스가 첫 시도이며, 영상에 사명 노출이나 광고성 내용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성복 나무마케팅부 부장은 “투자로그인은 MZ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구독자들의 가능성을 키우고 삶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