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6번째 원화거래소 탄생 기대↑...실명계좌 등 높은 진입장벽 여전

최병춘 기자 입력 : 2023.06.25 07:46 ㅣ 수정 : 2023.06.25 07:46

한빗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FIU에 사업 변경 신고
‘고사위기’ 코인마켓거래소, 은행 실명계좌 발급 확대 요구
가상자산 규제 움직임 확대에 원화마켓 추가 진입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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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한빗코의 실명계좌 계약으로 6번째 원화마켓 거래소 탄생이 임박해 지면서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원화마켓 진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인마켓거래소인 한빗코가 광주은행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유형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한빗코는 비트코인을 충전해 코인을 거래하는 사업을 운용해온 국내 코인마켓거래소 중 하나다. 한빗코는 약 2년간 원화마켓으로의 전환을 위해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국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르면 원화와 코인 간 거래를 지원하는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선 은행 실명계좌 확보를 비롯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추고 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

 

금융 당국이 변경 신고를 허가하면 한빗코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 이어 6번째로 원화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된다.

 

■ 한빗코, 실명계좌 확보…원화마켓 전환 가능성↑

 

각고의 노력 끝에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변경신고 허가를 받기까지 과정은 남아있다. 

 

사업자 필수 요건인 ISMS 인증 관리, 자금 세탁 방지(AML) 의무 요건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아내야 한다.

 

다만 가장 큰 과제인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만큼 원화마켓 시장 진입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코인마켓거래소는 생존을 위해 원화마켓 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FIU가 올해 초 공개한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화마켓 시가총액은 18조8000억원으로 비중이 97%에 달한다. 이에 반해 코인마켓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으로 3%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지속되온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코인마켓의 수익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체 거래 규모 중 고작 2% 수준에 불과한 일평균거래액은 300억원에서 200억원 규모로 축소됐고 영업적자 규모는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FIU에 신고된 가상자산 사업자 총 27개사 중 은행의 실명계좌를 확보한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개 뿐이다. 원화마켓 5개사가 전체 시장의 99%를 장악하고 22개사가 차지하는 시장 규모는 0.5%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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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

 

■ ‘기울어진 운동장’ 코인마켓, 실명계좌 확보 사활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구조적 문제로 원화마켓과 격차 좁히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 안전성, 접근성 등을 이유로 현금성 자산으로 거래하는 원화마켓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코인마켓거래소들의 원화마켓 진입이 생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은행 실명계좌를 얻지 못하면서 원화마켓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특금법 시행 이후 지난해 고팍스가 추가된 이후 원화마켓 신규유입은 없었다. 

 

이에 코인마켓거래소들은 일부 원화마켓 거래소의 ‘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원화 거래 진입 장벽을 낮춰줄 것으로 요구해 왔다. 

 

플라이빗·포블·프로비트·지닥·플랫타이엑스·BTX·에이프로코리아·오아시스·비블록 등 코인마켁 거래소들은 지난 1월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XA)’를 출범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 권한을 제한하는 시장의 독과점”이라며 “독과점이 생긴 가장 큰 원인은 제한적 은행 실명계좌 발급 때문”이라며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한빗코의 실명계좌 확보를 계기로 시중은행의 실명 계좌를 받기 위해 실사를 요청하는 등의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일 에이프로코리아(에이프로빗), 오션스(프로비트), 차일들리(BTX), 포블게이트, 피어테크(지닥), 플랫타이엑스(플랫타익스체인지), 한국디지털거래소(플라이빗), 후오비(하이블록) 등 VXA 소속 8개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아직 실명연계 가상계좌 발급을 하지 않은 국내 제1금융권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사 요청 공문을 제출했다.

 

역량 있는 코인마켓거래소와의 실명계좌 계약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이다. 이들은 코인마켓거래소들은 자금 세탁 방지 등 실명계좌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며, 금융 당국에 사업의 기회를 열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VXA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의 독과점 현상을 해결하고 건전한 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실명확인이 가능한 입출금계정을 발급하는 은행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규 원화마켓 거래소의 진입을 통해 소수 원화마켓 거래소로의 심각한 편중현상을 해소하고 자유경쟁 환경을 조성해 투자자보호 및 투명한 시장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킹 등 거래 안전성, 금융당국 규제 강화 과제

 

한빗코가 이번에 실명계좌를 확보로 물꼬를 텃다지만 코인마켓거래소의 원화마켓 진입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데다 가상자산 거래 리스크에 대한 금융권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하는 게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와 함께 코인마켓 안정성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코인마켓의 경우 실명계좌 확보 등 거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 확보도 더딘 편이다. 자금세탁방지(AML) 업무 관련 인원은 총 298명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32명 늘었다. 원화마켓은 평균 29명으로 상반기 대비 4명 증가했지만 코인마켓은 7명으로 동일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상자산 업계가 해킹으로 인한 자금 탈취, 일부 거래소 임직원의 부정 상장 혐의 등으로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인허가는 물론 시중은행의 실명계좌 발급도 더욱 까다롭게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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