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공모주 우선 배정이 가능한 '하이일드 펀드'에 이달부터 분리과세 혜택이 적용되며 증권사들이 연이어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의 여파로 채권 시장도 침체되며 하이일드 펀드 시장은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증권가는 이번 세제 혜택 부활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이달부터 하이일드 펀드를 판매하거나 판매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일 다올공모주하이일드와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다올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 펀드를 신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입 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6일 새로운 하이일드 펀드 6종을 한 번에 출시할 예정이다.

 

KB증권은 다올공모주하이일드 펀드를 오는 26일까지 한시적으로 추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내달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VIP자산운용과 더제이자산운용 등 기존 판매 중인 공모펀드에 대한 가입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BBB+(플러스)급 이하 비우량 채권에 45% 이상, 국내 채권을 60% 이상 편입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2일부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시행돼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12월 30일까지 하이일드 펀드에 가입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일로부터 3년간, 1인당 3000만원까지 발생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이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지방세 포함 15.4%의 원천세율을 적용해 분리과세 한다.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은 2025년까지 받을 수 있다.

 

단 이 같은 세제 혜택은 하이일드 펀드 가입을 1년 이상 유지해야 적용받을 수 있다.

 

공모주 청약의 높은 수익률도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다. 현행 법령상 코스피·코스닥시장 공모주 물량의 5%를 하이일드 펀드에 우선 배정하도록 돼 있다.

 

해당 펀드는 공모주 물량을 받아 펀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데, 내년부턴 코스닥 공모주 우선 배정이 기존 5%에서 10%로 상향 조정돼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이일드 펀드 세제 혜택은 앞서 2014년과 2017년에도 부여된 적이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이 같은 혜택이 한 차례 연장된 바 있어 이번에도 연장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하이일드 펀드에서 빠져나간 설정액은 최근 1년간 약 1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IPO와 채권 시장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세제 혜택도 적용되지 않아 투자 매력이 크게 낮아진 탓이다.

 

하지만 세제 혜택이 다시 적용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도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에서는 고객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이일드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현재 청약을 받고 있는 다올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 펀드는 고객들로부터 작지 않은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모펀드임에도 문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IPO 시장이 크게 회복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일드 펀드의 특장점은 공모주 우선 배정"이라며 "최근 기관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을 넘기는 공모주들이 많아지는 등 IPO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어 반사 수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