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7.24 07:13 ㅣ 수정 : 2023.07.24 07:13
25일 KB증권 ‘마수걸이’…하나·신한·NH 등도 이번주 커버리지 5대證, 영업익 전분기比 39.30% 하락 전망 부동산PF·CFD 관련 충당금, 실적 하방 압력 가중해 당국 “충당금 채워놔야”…익스포저·리스크 관리 주문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증권가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충당금 이슈에 암울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증권사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약 40%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증권사들에 충당금을 쌓으라고 경고하면서 관련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24~28일) △KB증권(25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이상 27일)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상 28일) 등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며, 이후에도 오는 8월 초중순까지 증권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증시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호실적 흐름을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중 국내 증권가 주요 커버리지(담당 종목)인 5개 증권사(미래에셋·NH·삼성·키움·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 총합은 1조587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9.3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합산 당기순이익은 43.63% 줄어든 1조268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차액결제거래(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가 부각되면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실적 하락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제료에는 올해 3월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이 13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30조3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8000억원 늘어났으며, 연체율은 업계 최고치인 15.88%를 기록했다. 증권가 PF 대출 연체율은 2020년 말 3.37%와 2021년 말 3.71%에 비해 10%포인트 넘게 급등했으며, 지난해 말(10.38%)과 비교해도 5.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와 CFD 관련 충당금 적립과 평가손실 인식으로 트레이딩 부문 손익 변동성의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기존에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작아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강조하던 금융당국도 연체율이 급증하자 결국 충당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황선오 부원장보 주재로 10개 국내 증권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등 담당 임직원들을 초대해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저 리스크 관리 간담회'를 열었다.
황 부원장보는 간담회에서 각 증권사에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의 안정적 관리 △부동산 익스포저 추가 부실 대비를 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 최소화 등을 요구했다.
황 부원장보는 우선 “브릿지론 중심으로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자산건전성을 추정 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성이 크게 저하돼 부실이 우려되는 PF 대출에 대해서는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 등으로 신속히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하반기 전망에 대해 “지난 1분기와 같은 주식 투자 활성화 분위기가 지속되지 않으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자산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