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8.01 07:40 ㅣ 수정 : 2023.08.01 07:40
엔하이픈, 월드투어 일정 돌입…서울 공연 이틀 연속 ‘만석’ 하이브 세 번째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 ‘알유넥스트’ 진행 “모든 사업 시작부터 세계화 염두”…한미일 3대 거점 전략 연내 UMG 합작 美 걸그룹 프로젝트 예정…“장기정착 목표” 증권가, 하이브 평균 주가 ‘34만원’ 제시…상승 여력 ‘30%’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하이브가 글로벌 사업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속 K팝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뿐만 아니라 각국 음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지화 작업까지 추진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사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도 하이브에 대해 업계 내 초격차 입지를 갖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주가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 엔하이픈, 월드투어 마수걸이 이틀 연속 ‘만석’…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 ‘알유넥스트’ 진행
1일 하이브에 따르면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소속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ENHYPEN)은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인 ‘페이트’(FATE)의 첫 공연을 개최했다.
해당 공연은 일반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으며, 회당 7500명씩 총 1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틀 연속 만석을 기록했다. 또 온라인으로는 총 95개 국가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중계됐다.
월드투어 페이트는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9월 일본 2개 도시(오사카·도쿄)와 10월 미국 6개 도시(로스엔젤레스·글렌데일·휴스턴·댈러스·뉴어크·시카고) 등에서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월드투어에 앞서 엔하이픈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국(한국·미국·일본·태국·필리핀) 총 12개 도시에서 ‘매니페스토’(MANIFESTO)라는 이름으로 월드투어를 진행한 바 있다. 페이트는 엔하이픈 데뷔 후 두 번째 월드투어다.
빌리프랩은 하이브와 CJ ENM이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아이돌 그룹을 양성하기 위해 결성한 합작 레이블이다.
현재 공식 소속 아티스트는 엔하이픈 한 팀이지만, 추가적인 라인업을 확보하기 위해 소속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인 ‘알유넥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알유넥스트는 지난 6월 30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JTBC에서 방영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JTBC를 통해 방영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과 일본에는 각각 유튜브와 아메바 등의 플랫폼으로 송출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으로 결성될 아이돌 그룹은 하이브의 세 번째 걸그룹이며, 빌리프랩 레이블 기준으로는 첫 걸그룹이다. 빌리프랩 소속 연습생 23명이 참가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아티스트를 추후 르세라핌과 뉴진스에 이은 차세대 걸그룹으로 활동시킨다는 계획이다.
■ “모든 비즈니스 세계화 염두에 두고 전개”…美 걸그룹 프로젝트 최대 모멘텀
하이브는 빌리프랩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차원에서 세계화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사의 입지를 공고히 구축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일본 주요 거점에 ‘하이브-하이브 아메리카-하이브 재팬’으로 이어지는 3대 본사 거점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레이블과 솔루션,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3대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또 전 세계로 퍼진 K팝 팬덤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과 성별, 취향의 팬들을 만족시키고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멀티 레이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서 2021년에는 미국 종합 미디어사인 ‘이타카 홀딩스’를, 올해에는 미국 힙합 레이블인 QC 미디어 홀딩스를 각각 인수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들은 독립적인 권한을 가져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하이브는 이외에도 하이브 재팬 산하 네이코나 하이브 아메리카 산하의 빅 머신 레이블 그룹,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등 여러 글로벌 레이블을 두고 있다.
특히 하이브의 여러 글로벌 사업 중 연내 발표될 예정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와의 합작 걸그룹 프로젝트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하이브는 해당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탤런트의 발굴부터 트레이닝, 데뷔 준비, 최종 활동까지 모든 과정을 미국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잠재 아티스트 풀의 확보 및 초기 트레이닝을 거쳤으며, 최종 데뷔 멤버 선정을 위한 콘텐츠 제작 및 공개 계획도 구체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K팝뿐만 아니라 팝과 라틴 등 미국의 주력 음악 장르에서 작곡가 풀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화 아이돌 데뷔를 통해 미국에서도 주류 시장에 장기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브의 이 같은 글로벌화 전략은 소속 아티스트의 세계 음악 시장 순위 등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일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첫 솔로 싱글 ‘세븐’(Seven)으로 빌보드 ‘핫100’을 포함해 주요 3대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 이는 같은 그룹 멤버인 지민에 이어 두 번째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한국인 아티스트 기록이다.
■ 증권가 목표주가 평균 34만원…상승 여력 ‘30%’ 수준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에 대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따른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국내 16개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34만1875원이다. 이는 전일 종가(26만2500원) 대비 30%가 넘는 수준이다.
가장 최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지난달 20일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2분기 앨범 판매량은 1193만장으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예상 앨범 매출액 역시 25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성장할 전망”이라며 “공연 실적도 BTS 슈가와 TXT 월드투어 등으로 62만 관객 수를 모집해 6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위버스의 경우 멤버십 서비스와 에스엠 아티스트들의 입점으로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ARPPU(유저 1인당 평균 지불액) 상승이 기대된다”며 “연말 UMG와 협업한 글로벌 걸그룹 프로젝트 방영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도 “하이브는 강력한 아티스트 라인업에 기반해 연간 이익이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위버스의 수익화가 시작돼 플랫폼으로써의 존재감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