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북상에 잼버리 등 축제·행사 멈췄는데…두산건설, 골프대회 여나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쪽으로 북상할 것으로 알려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안전행사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가운데 한 건설사가 태풍이 지나는 길목에서 골프대회를 열자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지자체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제6호 태풍 '카눈'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자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전원이 태풍의 영향으로 새만금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경남 사천시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예정된 전어축제를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으로 축소·변경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태풍 내습으로 지역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축하공연, 노래자랑 등 가무 행위는 중단하고 전어 무료시식회, 전어 할인 판매, 소비 촉진 행사 등 지역 수산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안전사고 없는 축제를 위해 불가피하게 행사 일정을 축소·변경하게 됐다"며 "이번 축제가 수산 관련 종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울릉군은 8일부터 11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최초의 국가행사인 '제4회 섬의 날' 행사를 취소했다. 군은 행사 주최 측인 행정안전부와 행사 날짜를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태풍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반면 두산건설은 10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제1회 '두산건설 위브(We've) 챔피언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휴양관광지인 제주도에 위치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올해 창단한 '두산건설 We've 골프단' 소속 선수(유현주·유효주·박결·임희정·김민솔(A)) 모두와 박지영, 박민지를 포함한 상반기 상금랭킹 20위권이 출동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이번 대회는 올해 골프단을 창단한 두산건설이 처음으로 개최하는 KLPGA 정규대회로 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으로, 메이저급에 해당하는 대회다.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는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120명의 최정상급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힘껏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며 "이 대회가 앞으로 더 좋은, 더 나은 대회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사원 김모씨는 "강력한 태풍이 우리나라로 접근하는데 그것도 태풍 한복판에서 골프대회를 연다는 게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달 하천범람으로 안타까운 분들이 지하차도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아직도 안전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 답답하다"며 "건설사와 대회관계자들은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두산건설 관계자는 "기상상황에 따른 변경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서 관리한다" 말했다.
KLPGA 측과는 연락이 안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