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형 메타버스, MaaS(Metaverse as a Service)’의 이상과 현실③
[기사요약]
안전사고 걱정 없고 실험·실습 비용 크게 낮은 가상실험실(Virtual Laboratory) 서비스 시장, 2030년 88억달러에 이를 전망
해외는 Labster, PraxiLabs, LabXchange 등 다양한 플랫폼 상용화, 300개 이상 실험·실습 가능한 플랫폼도 등장
국내는 정보통신부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이나, 콘텐츠 빈약하고 기존 e러닝 방식과 큰 차이 없어..
향후 생성형 AI와 결합한 개인 맞춤형 가상실험실 개발 등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상품 개발 기대
메타버스와 웹3.0이 디지털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탄생하며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웹3.0을 표방하는 뉴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또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웹3.0 기반의 스타트업과 뉴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기업이나 대학교 등의 연구실에서 유독가스 유출이나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국가연구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실험·실습 중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48건에 이른다. 이는 매년 7~8건의 실험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 의하면, 국내에 설치 운영 중인 연구실 수는 약 8만6천개이며, 이중 집중관리가 필요한 고위험 연구실은 60%(약 5만2천개)를 넘어서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학교 실험실 상황은 좋게 보아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학교 내 과학실험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MaaS(Metaverse-as-a-Service) 시장이 열리고 있다. 바로 가상 실험실(Virtual Laboratory) 플랫폼 서비스다.
• 가상실험실, 인명사고 걱정 없고 실험·실습 비용도 절약
가상실험실(Virtual Laboratory) 플랫폼 서비스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을 활용해 구축한 가상의 실험실에서, 사용자들이 실제처럼 다양한 실험·실습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다.
사용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실험·실습을 진행하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무한 반복 실험이 가능하다.
또, 실험 기자재, 재료 등이 필요 없어 실험 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실험 과정과 결과 데이터가 디지털로 기록돼 즉석에서 시각화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 글로벌 가상실험실 시장, 2030년까지 연평균 12.2% 성장해 88억달러에 이를 전망
최근 이러한 가상실험실이 특히 교육분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분야의 전문 시장조사기관(ADROIT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실험실 시장은 연평균 12.2% 성장해 2030년 8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는 몇년전 국내에 진출한 Labster를 비롯해, PraxiLabs, LabXchange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상용화되어 있다. 일부 무료로 제공되는 플랫폼도 있지만, 더 포괄적이고 생생한 실험을 체험하려면 유료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아래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상용화되어 있는 주요 가상실험실 플랫폼이다.
< 주요 가상실험실 및 실험 플랫폼 >
• 랩스터(Labster), 5천여개 실험도구 활용해 300개 이상의 생물·화학·물리 실험·실습할 수 있어..
랩스터(Labster)는 2012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중 하나로 대표적인 가상실험실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랩스터에서 웹과 VR 기기를 활용해 생물(190개 이상), 화학(100개 이상), 물리(40개 이상) 등 300가지 이상의 과학실험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랩스터는 5천여개의 실험도구를 제공한다.
현재 MIT, 스탠퍼드, 하버드 등 전세계 1800개 교육·연구기관에서 90만명 이상이 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랩스터를 이용했을 때의 학습 효과는 76%로 전통적인 실험실 교육방법의 학습 효과(50%)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랩스터를 도입한 대학들에서 학생들의 학습 성과가 향상됐다는 발표도 많다.
앞으로, 랩스터는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한 여러 명의 실험자가 한 플랫폼 안에서 팀을 이루어 상호 협력하며 실험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 국내는 과기정통부 중심으로 수학·과학 가상실험실 운영 중이나, 콘텐츠 빈약하고 학습방식도 기존 e러닝과 차이 없어..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초·중·고 학생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수학·과학 실험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실험실 플랫폼(Vlabon)을 시범 운영해왔다.
웹 기반의 3D 시뮬레이션 가상실험실 구축을 통해 초중고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높은 수준의 과학 실험·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운영 중이지만, 시범 서비스임을 감안하더라도 콘텐츠가 빈약하고 실습보다는 설명 중심이어서 기존의 e러닝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일부 민간 스타트업이 추진하고 있는 가상실험실 사업은 아직 상용화까지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왕에 늦은 국내 업계의 입장에서는 다른 차원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를 융합한 개인 맞춤형 가상실험실 개발 등 기존 플랫폼이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을 킬러기술로 삼아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가상실험실을 개발하는 것이다. 국내 업계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