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최근 물가 오름세 '둔화', 그러나 물가 불확실성은 아직도 남아있는 상황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8.15 00:30 ㅣ 수정 : 2023.08.15 00:30

[기사요약]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2개월 연속 2%대에 그쳐..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아직 3%대로 높아..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물가 불확실성은 여전한 실정
소비자들은 물가수준에도 민감, 물가상승률이 낮다고 물가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기 때문
서민 가계의 생활안정 위해서는 물가상승률 둔화뿐만 아니라 물가수준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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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최근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에 머물면서 물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고물가 기조가 완화되는 모습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의 안정이 주로 석유류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 등에 의존하고 있고, 근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아직 높다는 점은 여전히 고물가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수준이 높고, 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당국은 물가 안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소비자물가는 2개월 연속 2%대 오름세를 보이면서 하향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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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3% 올라 2개월 연속 2%대 오름세에 그쳤다. 특히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5%대 물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물가 오름세는 이전보다 크게 안정되었음을 보여준다.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core inflation)는 올해 7월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9%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로 곡물 외의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것이다.

 

7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002년 4월(3.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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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 물가상승률 둔화의 주요인은 석유류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

 

7월 물가 상승률이 2.3%로 안정된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에 힘입은 바 크다. 7월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역대 최대 폭인 25.9%나 하락했다.

 

각 품목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즉 가중치와 증감률을 이용해 소비물가지수 상승률에 기여한 정도를 구한 것을 기여도라고 한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3%에 대한 석유류 기여도는 –1.49%p이다. 석유류 가격 하락이 없었다면 7월 물가상승률은 근원물가 상승률과 유사한 약 3.8%로 볼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데는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6.3% 상승해 소비자물가지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올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기저효과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즉 일종의 착시효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석유류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한 6월과 7월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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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719.99원, 경유는 ℓ당 1천573.00원을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물가 안정에 힘을 기울일 필요

 

향후 물가는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과 추석, 국내외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최근 2%대 물가상승률에 안주하지 말고, 물가 안정 기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물가 상승압력 요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물가상승률뿐만 아니라 물가수준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왜냐하면, 물가상승률이 낮다고 물가수준이 낮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가수준이 이전과 같아지려면 이전 수준까지 물가가 하락해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물가 때문에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휴가 자체를 포기한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소득이나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할 때는 실질 구매력이 약화되어 소비자들의 생활은 더 어렵게 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물가상승률의 안정과 더불어 서민 생활과 직결되어 있으면서 가격수준이 높은 품목들을 중심으로 품목별 수급대책 등 가격 안정화 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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