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08.24 11:46 ㅣ 수정 : 2023.08.24 11:46
방위산업·친환경 선박 분야 등 투자 목적 유상증자 2조원 확보 지속적 투자 필요…기존 주주·채권단 등 이익 동시 최대화 관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한화오션이 재무구조 개선과 방위산업, 친환경 선박 분야 등 투자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로 2조원을 확보한 가운데, 향후 조달 자금을 기반으로 한 한화오션의 성장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한화오션-10년 만에, 재무구조 개선이 아닌 투자목적의 유상증자’ 리포트를 통해 ‘이제 시작된 과제’라는 분석을 내놨다. 목표주가는 3만7000원을 유지했다.
한화오션은 전일 장 종료 후 공시로 2조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1차 발행가액은 30%의 할인율을 적용한 2만2350원이며, 신규발행 주식수는 현재 발행주식수인 2억1687만3399주의 41.3%인 8948만5500주다. 상장 예정일은 2023년 11월 28일이다.
8949만주 가운데 우리사주에 20%(1790만주)를 먼저 배정한 후 나머지(7159만주)는 구주주 대상 배정 후 일반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한화그룹 계열사가 모두 참여할 시 3448만주를 우선배정 받는다. 최대주주를 제외한 기존 대주주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국민연금 등에도 우선 인수권이 있으나 행사 여부가 정해지 바 없는 상태다.
때문에 한화그룹을 제외한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우리사주와 최대주주 배정액을 제외한 나머지 3711만주를 일반 공모하게 되고, 실권주는 전량 증권사가 인수하는 잔액인수 방식이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증자 목적으로 △초격차 방산 9000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해상풍력 2000억원 △스마트야드 3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동종사 대비 부진했던 친환경·디지털 전환 투자에 속도를 내고 해상풍력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강점인 방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9000억원이 배정된 방산 투자는 5000억원의 타법인 취득자금이 포함돼 있다. 회사는 구체적인 사항을 언급한 바 없지만 해당 자금으로 북미·유럽 야드 인수 또는 지분투자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방산·신사업 부문 매출 비중을 41%까지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변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지난 10년간 여러 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유상증자의 주된 목적은 모두 재무구조 개선이었다”며 “이제까지 증자는 모두 악화된 재무구조와 어려워진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하고 소극적인 증자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증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투자에 집중한 적극적 증자로 사측은 일각에서 우려한 영구채 상환 등의 계획은 전혀 없음을 명확히 했다”며 “그간 산업은행 관리하에서는 기업 정상화에 역량을 쏟느라 꿈꿀 수 없었던 설비투자 및 사업 확장, 그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의 가능성을 이제는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억눌려 왔던 동사의 상방이 그룹사의 지원 등을 기반으로 열리기 시작했다”며 “다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더불어 기존 주주와 채권단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동시에 최대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