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토론토’ 출장길 오른 구광모 회장…미래 경쟁력 확보 의지 돋보여
항암 신약·세포치료제 중 톱 티어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 점검
스마트홈, 딥러닝 등서 선진 AI 기술을 연구하는 ‘AI Lab’ 운영 현황 살펴
세계 최고 수준 연구기관, 및 스타트업 방문해 협력방안 논의하기도
"LG 늘 10년, 20년 미리 준비…씨앗 미래 거목 되도록 꺾임 없이 도전" 당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돌며 바이오와 AI 분야의 미래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 미래 사업 분야의 시장 트렌드 등을 직접 살폈다.
24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 토론토의 LG전자 AI Lab 등을 방문했다. 바이오, AI 분야 미래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 점검 차원이다.
이번 출장길은 LG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AI, Bio, Cleantech) 분야 역량 강화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 회장의 의지가 돋보인 행보다.
■ ‘글로벌 바이오 산업 메카’서 글로벌 톱 티어 제약사 도약 위한 기반 점검
보스턴은 전 세계 바이오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2000여개가 밀집한 지역으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도 2019년 바이오 분야 혁신 기술 도입과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보스턴 법인(이노베이션센터)을 설립했다.
지난 1월 LG화학이 인수한 미국의 항암신약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도 기존 사무실을 생명과학 보스턴 법인과 합쳐 협력을 늘려나가는 과정이다.
구 대표는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이동수 보스턴 법인장, 마이클 베일리(Michael Bailey) 아베오 CEO 등을 접견했다. 신약사업 방향과 글로벌 상업화 역량 강화 방안을 점검하는 한편 아베오 육성 전략 등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현재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항암 신약과 세포치료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 과제를 확대하고 상업화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아베오를 활용해 글로벌 혁신신약 시장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LG화학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 티어(Tier) 제약사로 도약하고자 한다.
구 회장은 “그룹의 성장사를 되돌아보면 LG는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지금 LG의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배터리 사업도 30년이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 가운데서도 끊임없는 실행을 지속한 도전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이지 않고 노력하고 도전을 지속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AI 연구 특화 도시 토론토’서는 AI 분야 미래준비 현황 점검
보스턴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로 넘어간 구 회장은 AI 분야 미래준비를 이어갔다.
토론토는 AI 연구에 특화된 도시로, AI 분야에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토론토대가 이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18년 LG그룹 최초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인 ‘AI Lab’을 토론토에 세웠다.
현재 AI Lab은 토론토대와 산학 협력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LG전자 내 AI 분야의 선행 연구에 역량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AI Lab의 선진 연구 결과들을 스마트홈 및 스마트카 솔루션, 온라인 채널 등에 적용해 고객경험 혁신을 실행 중이다.
토론토 LG전자 AI Lab을 방문한 구 회장은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과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김병후 LG전자 CTO 등과 미팅을 진행하며 사업 현장의 AI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미래 연구개발(R&D) 방향 및 계열사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에 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한편 필요한 핵심 역량 강화에도 힘쓰자고 의견을 모았다. 또한 LG의 제품이나 서비스, 조직 운영에 AI를 활용하는 성공 사례를 더욱 많이 만들어 나가자고 다짐했다.
구광모 대표는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큰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체인저”라며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들이 계열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빠르게 적용해 가며 이를 통한 레슨런을 토대로 경쟁력을 높여가자”고 당부했다.
.또 “AI를 통한 혁신도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 차원을 넘어, 고객의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LG의 미래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집요하게 실행해 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 최고 수준 연구기관·스타트업 찾아 미래 시장 분야 트렌드 살피기도
구 회장은 출장 기간 동안 양 지역의 세계 최고 수준 연구기관과 스타트업을 찾아 미래 시장 분야 트렌드를 살피는 동시에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보스턴에서는 하버드 의대 연계의 세계 최고 항암 연구시설인 ‘다나파버 암 센터(Dana-Farber Cancer Institute)’와 바이오·제약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시설인 ‘랩센트럴(LabCentral)’을 찾았다.
다나파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암 전문 임상 연구기관으로 해마다 1000여개의 임상을 수행 중이다. 최근 5년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75종의 항암제 가운데 35종의 항암제가 개발 단계에서 다나파버를 거쳐갔다.
랩센트럴은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스타트업 육성 비영리기관이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은 사무실, 연구장비, 멘토링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다른 스타트업과의 상호 교류를 통해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토론토에서는 ‘벡터(Vector) 연구소’와 ‘자나두(Xanadu) 연구소’를 방문해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점검했다.
벡터 연구소는 기업과 대학, 스타트업들이 협력해 머신러닝, 딥러닝, 로봇 등 다양한 AI 분야의 응용 연구가 진행 중이다. 세계 4대 AI 석학으로 손꼽히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이 설립한 기관으로 구글의 딥러닝, 우버의 자율주행, 엔비디아의 컴퓨터비전 등이 이곳을 거쳤다.
자나두(Xanadu)는 2016년 설립된 양자컴퓨팅 선도 기업이다. 양자역학 기술은 기존 컴퓨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연산할 수 있어 미래 AI 분야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끌 것으로 주목받는 기대주다. 이러한 양자역학 기술을 다루는 자나두의 기업가치 추정치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3400억원)에 이르다.
LG는 주력사업으로 성장한 배터리, 전장, OLED 등이 20, 30년 전부터 준비하고 투자해 지금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경영진 사이에서는 ABC 분야가 LG의 미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꾸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LG 관계자는 “이번 현장경영에서 LG의 계열사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항암 연구소, AI 분야 연구소 등을 방문해 산업 생태계를 살핀 것은 AI, 바이오 등의 미래 사업들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육성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구 대표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ABC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가다듬고 인재를 확보하는 등 기본 역량 확보에 주력해 왔다”며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핵심 역량들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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