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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주 열풍에 홀쭉해진 '개미 주머니'…증권사·당국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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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8.29 07:52 ㅣ 수정 : 2023.08.29 07:52

이차전지·초전도체·맥신 등 테마주 열풍 거세자 '빚투'
개인 투자자, 빚투 조장에 증권사·당국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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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며 빚투에 나서자 당국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들어 이차전지를 비롯해 초전도체·맥신 등 테마주 열풍이 거세지면서 시세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주식에 투자)에 나서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당국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부 테마주 급등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당국은 비정상적인 흐름으로 판단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 들어 4조원 증가하면서, 지난 23일 기준 20조원에 달했다. 빚투는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일어나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증시 불안 요인이 된다. 

 

신용거래융자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보유한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30~90일간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상위 종목에는 이차전지주들이 대거 차지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이차전지 열풍에 에코프로(086520)가 100만원을 훌쩍 넘기며 황제주에 올라선 데 이어, 최근 초전도체로 열기가 옮겨붙었다. 

 

한 민간 연구소의 상온 초전도체 물질 개발 소식에 관련 주식들이 연일 ‘상한가’를 갔으나, 실체가 불분명해지자 관련주들은 곧 급락했고 바로 '꿈의 신소재'로 불린 '맥신' 관련주로 자금이 이동했다. 

 

이어 양자컴퓨터 소자에 쓰일 후보 물질 연구 결과에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찍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8월 들어 조정국면을 맞았지만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 경고에 이어 증권업계도 관리에 나섰다. 관심종목 실시간 순위 집계를 중단하거나 일부 테마주 종목에 대해 신용거래와 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증권업은 '금융투자회사의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두고 있다. 이에 고객 신용도에 부합한 신용거래 한도 부과, 신용거래 리스크 관리 체계의 효과적인 작동과 주기적인 점검 등을 강화한다. 

 

증권사들은 대응 차원에서 △고객 관심종목 실시간 순위 집계 서비스 중단 △신용융자 보증금율 차등 확대 △위탁증거금율 상향 △투자자 유의사항 안내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차전지 등 급등주에 올인하는 '빚투'에 나서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증권사들은 일부 과열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올리거나 신용융자를 중단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와 한국거래소 역시 빚투(빚투), 테마주 쏠림 현상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금투협은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부서 뿐만아니라 준법감시인 협의체 등을 통해 신용융자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를 내부통제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시장 내 테마주에 대한 무분별한 뇌동매매로 투자자의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테마주 과열방지를 위해 테마주 대상 적극적 기획감시 △테마주 대상 조회공시 적극 발동 △불공정거래 적극 제보 당부 등의 조치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을 비롯한 증권업계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조치들이 오히려 자본시장에서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과 레버리지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를 부추길 수 있기에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위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순환매가 빨라지는 등 레버리지 투자, 테마주 쏠림 위험성에 대해 여전히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용잔고가 늘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이나 미국 인플레 관련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부각돼 증시 하락 시 반대매매로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종목이나 업종을 다변화해 투자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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