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필리핀, 아닐라오 3-4, 회초리 산호 위에 있는 '땅벌 새우'를 처음 만난 기쁨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바다속에서 처음 보는 녀석을 발견하고 그 이름을 알게 되면 마치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필자가 좋아하는 귀여운 흰동가리 가족이 보인다. 이날 처음 본 흰동가리는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녀석들이다.
다이빙 초반부터 처음보는 물고기(바이칼라 엔젤 피쉬, Bicolor Angelfish)를 만나서 그럴까, 왠지 큰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다. 화려한 산호 지대를 지나면서 심신이 더욱 상쾌해진다.
검은색 흰동가리 가족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저 앞에서 서 대표가 정지해서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또 수중생물을 발견한 것 같았다. 필자가 접근하니 서 대표는 손짓으로 가느다란 회초리산호를 가리킨다. 무엇인지 식별이 안되서 바라보자 서 대표가 랜턴 불빛으로 회초리산호 중간을 가리켜 준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랜턴을 켜고 자세히 보니 뭔가 작은 생물이 움직이고 있었고, 맨눈으로는 식별이 잘 안되어서 역시 카메라 촬영 모드를 현미경 모드로 바꿔서 보니 그제서야 작은 가재 같은 녀석이 보였다. 이 녀석도 너무 작아서 최대한 클로즈업하여 여러번 촬영을 했다.
노트북에서 확대하자 위와 같은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 녀석은 Bumblebee shrimp라는 새우의 일종이고, 우리말로는 ‘땅벌 새우’ 정도로 부를 수 있겠는데 생김새는 전혀 새우 같지 않다. 차라리 ‘땅벌 가재’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다.
※ Bumblebee shrimp가 붙어 있는 산호는 회초리 산호(Ellisella Limbaughi, sea whip이라고도 부른다)이다. 글자 그대로 회초리같이 가늘고 길게 생겼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그동안 많이 보았던 나비고기와 Phyllidiella pustulosa(바다 민달팽이종(種), 갯민숭달팽이 종류)가 보인다. 갯민숭달팽이(nudibranch) 종류는 엄청나게 많은데, 이 녀석도 갯민숭달팽이 종류이다. Phyllidiella pustulosa라는 이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이번에는 커다란 부채산호(Gorgonian Sea fan Coral)가 보인다. 일행들이 지나가는 뒤편에서 부채산호를 촬영했는데, 이 정도 크기면 폭이 어른 키만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랜턴 빛을 가까이에서 비춰보니 보라색에 가까운 색이었다.
공기 잔압계를 확인하자 바늘은 50바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서 대표에게 공기 잔량을 수신호로 알렸고 잠시 후에 일행은 안전 정지 수심으로 올라가서 3분간 정지 후에 수면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긴 시간(42분) 동안 다이빙을 했다.
출수 후에 잔압계를 보니 약 20~30바 정도 남아 있었다. 이번 다이빙 기간에는 출수 후 공기 잔량이 평균 20바 내외였고 다이빙 시간도 평균 40분 내외였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