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노준형 호(號), 552조원 대 세계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톱10' 꿈 영근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완성차 업계 흐름이 기존 연료차에서 전기자동차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 조사기관 블룸버그NEF의 ‘장기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는 2026년 1억대, 2040년 7억대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연료차가 휘발유와 경유를 주유하듯 전기차는 전기 충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 사업은 전기차와 동반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은 2022년 465억달러(약 61조5000억원)에서 2030년 4174억달러(약 552조원)으로 9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2030년 1155억달러(약 152조원)까지,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은 468억달러(약 61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기차 충전 사업이 신(新)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해 삼성을 제외한 4대 그룹이 충전 업체를 인수하거나 자체 서비스 출시하는 등 충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기 때문에 주요 기업들의 잇단 베팅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 가운데 IT(정보기술) 시스템 개발과 유지 보수를 주력 분야로 삼은 롯데정보통신(대표 노준형)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전기차 충전 유망주'로 떠오른 롯데정보통신은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를 시작으로 올해 1·2분기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
■ 롯데정보통신,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 낙점
롯데정보통신은 종합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분야가 전기차 충전이다.
이와 관련해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전기차 충전과 같은 친환경 인프라 사업은 탄소배출 감소를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천에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롯데정보통신만의 우수한 모빌리티 사업 역량과 체계적인 전략으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롯데정보통신은 2021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기업 ‘중앙제어’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중앙제어는 올해 3월 회사 이름을 'EVSIS'로 바꾸고 전기차 충전시장 선도기업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는 신규 시장 진출과 충전플랫폼 기업 전환에 따른 브랜드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EVSIS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와 독일 명차 업체 BMW, 벤츠 등에 전용 충전기를 공급한다.
EVSIS는 지난해 환경부의 급속 충전기 사업을 따냈으며 롯데그룹 차원에서 현대차그룹·KB자산운용과 함께 설립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 EVSIS는 초급속, 급속, 중급속, 완속 등 충전기 풀 라인업(제품군)에 대한 유럽, 미국 인증을 잇따라 취득해 글로벌 확장을 위한 기술력 검증을 끝냈다.
오영식 EVSIS 대표는 “국내 최초 전기차 충전기 제조 기업의 전문성을 토대로 미래에 대한 비전과 고객 만족에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고품질 충전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삶에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기차 충전 시장은 롯데 외 다수 대기업에서 눈독을 들여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이다. 이에 따라 롯데정보통신은 ‘도심형 부지’와 ‘서비스 고도화 기술력’을 차별화 전략으로 앞세워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롯데의 최대 경쟁력은 고객이 접근 가능한 도심형 부지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점”이라며 “충전산업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기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차 E-PIT 독점공급사로서 충전기 기술경쟁력 및 확장형 플랫폼의 서비스 고도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룹 상용차의 전기차 전환물량 20만대, 즉 국내 전체 상용차 10% 수준의 안정적 충전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 1년 만에 충전산업 전체 밸류체인 완성…‘국내 No.1·글로벌 Top 10’ 달성 잰걸음
롯데정보통신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본격화 된지 불과 1년여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롯데정보통신은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SI(시스템통합)사업 부문 내 소속된 EVSIS의 실적 개선 영향이 컸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약 1조477억원으로 이 가운데 SI사업 부분이 약 8796억원에 이른다.
올해 1·2분기도 상황은 비슷했다. 롯데정보통신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2707억5800만원, 영업이익 118억7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134.3% 증가했다. 특히 2분기는 연결기준 매출 2846억5800만원과 영업이익 109억2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15.7% 증가해 두드러진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는 EVSIS 매출 성장과 대규모 SI 프로젝트 수주 건수가 늘어난 점 등이 실적 호조를 이끄는 데 주효했다는 게 롯데정보통신측 설명이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1년 만에 충전산업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했다”며 “설계/제조 측면에서 현대차 E-PIT을 독점공급하는 기술력을 확보했고 플랫폼 측면에서 클라우드 기반 확장형 플랫폼으로 △통합멤버십 △구독서비스 △충전예약 △자동주차정산 등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해 GS칼텍스, 농협에도 충전플랫폼 설립을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운영측면에서도 롯데 유통, 호텔, 서비스는 물론 홈플러스, 지방자치단체, 병원 등 도심거점을 통해 중급속 이상 충전인프라 부문에서 업계 3위까지 급성장했다”며 “국내 충전시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을 추진할 정도로 긍정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EVSIS는 전기차 충전기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제2공장을 증설 중이다.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제1공장만 운영됐을 때 약 7000~1만대 수준이던 연간 충전기 생산능력이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롯데정보통신의 전기차 충전 사업의 성장 원년으로 보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VSIS 전기차 충전 제품은 미국(UL), 유럽(CE) 등 글로벌 인증을 획득했으며 미국 BTC파워에 이미 충전기 부품(기판)을 수출하고 있다”며 “전기차 충전기 완제품 수출을 위한 미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전기차를 이용하면 가장 큰 우려 사항이 공공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환경부가 전기차 충전기를 2030년 123만대까지 보급을 늘리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EVSIS의 향후 지속적인 수혜와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새롬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전국 350개 이상 유통사업장 내 일부를 전기차 충전 공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현재 유통사업장의 주차 면수는 16만명으로 충전기 설비 법적 기준 2%인 3200면을 전기차 충전 공간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보통신은 현재 고속성장 기세를 몰아 생산 인프라 확대와 전략적 수요 확보, 서비스 고도화 등을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자로 ‘국내 1위’ 및 ‘세계 톱 10’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충전사업도 주유소 사업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4~5개사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가운데 롯데가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전기차 충전사업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약 40% 성장세를 이어가고 기술적으로도 많은 진화가 있을 것”이라며 “롯데가 지닌 강점과 현대차, 삼성 등 전략적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통해 국내 시장 1위와 글로벌 톱 10 충전사업자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