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여신금융협회가 글로벌 지급결제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트렌드를 점검하고 사이버 보안 중요성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카드산업의 주요 업무 확장과 피싱 등 온라인 금융사기 범죄에 대응할 필요성이 확대돼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여신금융협회는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Global Payment&Risk Trend'를 주제로 여신금융협회-Visa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 커닝햄(Joe Cunningham) 비자 아시아퍼시픽 지역 리스크 관리 총괄은 '2023 Payment Security Trends'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결제관련 사기 범죄가 갈수록 고도화 및 정교해짐에 따라 사전 방어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격에 적극 대응하며 사기범죄 방어 역량 개발 및 맞춤형 전략 수립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업계가 공동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디지털 시대, 한국 카드산업의 발전 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최근 디지털 결제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동인을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바일 지갑'으로 지목하고, 국내 카드사도 최근 결제 트렌드에 발맞춰 모바일 지갑의 활용성을 획기적으로 증진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에 대한 비접촉식 결제 활성화 및 O2O(Online to Offline) 구축 지원 등 강점 영역인 오프라인 결제 경쟁력을 지속하려는 노력과 개인간 월세 납부, 기업 간 대금 지급 등 새로운 지불 흐름을 카드 네트워크로 편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또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는 신용카드 관련 법·제도를 현실화해 카드사 모바일 지갑을 위시한 다양한 디지털 결제서비스의 모호한 정체성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현행법은 '증표'를 매개로 한 가맹점 거래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및 결제대상의 개념이 협소하고, 카드산업의 디지털 결제기술 활용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어 다양한 디지털 결제수단 및 가맹점 외 카드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정의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발표자인 카위림(Kah Wee Lim) 비자 아시아퍼시픽 사이버보안 총괄은 'Compromise PANdemonium'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사이버 공격의 종류별 목적과 각각의 위협이 기업 및 소비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하고 "사이버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고 위험 관리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정기적 실습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규연 금융보안원 수석은 '신용카드 정보를 노리는 사이버 위협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온라인 쇼핑몰 내 피싱·해킹에 의한 카드정보 유출 및 부정사용 사고 사례를 설명하고, 카드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수석은 쇼핑몰 내에 삽입된 피싱 결제창, 카드사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등 카드정보를 불법 탈취하는 전자금융사기 기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업권 및 관계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공동 노력이 필요하며, 금융보안원 또한 금융정보 유출 관련 위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발표자인 문장현 비자코리아 상무는 'Contactless: Present & Future'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국내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비접촉식 결제의 주요 보안 기술인 토큰(Token)을 소개했다.
문 상무는 "글로벌 표준을 기반으로 한 오픈 루프 생태계 도입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빠르며 편리한 결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국내 모바일 결제기술의 변화와 성공요인' 발표를 통해 모바일 결제기술이 삼성페이의 MST 방식을 넘어 NFC와 QR로 더욱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 팀장은 모바일 결제확산을 위해서는 카드사 제휴 유인을 저해하는 전자금융업자의 후불기능 확대를 지양하고, 모바일 간편결제 관련 비용의 적격비용 반영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카드사는 모바일 결제시대에 맞게 통합앱서비스 구축, 온·오프라인 연계 Seamless 결제경험 제공, 카드사간 호환성 극대화, 간편결제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백 위원장은 "인공지능·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거래방식과 결제수단이 시도되는 가운데, 비대면 또는 디지털 거래 증가에 따른 사이버 금융범죄도 그 범위가 방대해지고, 기법도 고도화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여신업계는 사이버 금융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보안 기술을 개선하고, 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IT·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지급결제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보안 위협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며, 업계에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면서 "이번 심포지엄이 견고한 개인정보 보호, 보안체계를 기반으로 지급결제시장의 혁신과 경쟁 촉진을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지급결제 부문은 금융산업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고 협력하는 부문"이라며 "팬데믹 이후 비접촉 결제수단에 대한 수요 증가와 챗GPT를 비롯한 혁신적인 인공지능 기술의 등장으로, '핀테크 혁명'이라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패트릭 스토리(Patrick Storey) 비자코리아 사장은 "보다 빠르고 안전한 결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면서 "편의성과 안전성 사이에서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