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SBI저축은행, 상반기 순익 급감에 입지 흔들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9.12 07:49 ㅣ 수정 : 2023.09.12 07:49

SBI저축銀 상반기 순익 105억원…전년 동기 대비 94% 하락
업계 2위 OK저축銀과 자산규모 차이 1조원 아래로 좁혀져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부동산PF 적은 점은 긍정적
"1분기 대비 2분기 순익 규모 증가…하반기 상황 개선될 것"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와 연체율 상승 등 난관을 마주한 가운데 업계 1위사인 SBI저축은행도 실적 감소를 피해가지 못했다.

 

12일 경영공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1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1763억원과 비교해 94.0%나 급감한 수치다. 이 같은 순익 급감은 이자비용과 기타비용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법정최고금리 상한으로 예대마진이 크게 감소해 이익을 내기 어려웠던 탓이다.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이자비용은 3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63억원과 비교해 126.3%나 늘었다. 기타비용은 48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813억원과 비교해 71.0% 상승했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과의 순익 차이도 줄어들었다. OK저축은행은 상반기 5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순이익 규모는 SBI저축은행 37억원, OK저축은행 376억원으로 양사의 차이는 339억원이었으나 상반기 430억원으로 벌어졌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율(ROA)과 자기자본이익율(ROE) 역시 각각 1.01%와 9.10%로 악화됐다.

 

자산규모 역시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5조5743억원으로 OK저축은행(14조5768억원)과의 차이는 9975억원이다. 양사의 총자산 격차는 지난해 2조380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6542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분기에는 1조원 이하를 기록한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영업 규모를 축소하며 내실 경영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대출 잔액은 13조4418억원으로 전년 말 13조8818억원과 비교해 3.2% 감소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이 3282억원에서 2746억원으로 16.5% 감소했고, 중소기업 대출도 6조7457억원에서 6조3158억원으로 6.4% 줄었다. 가계대출은 6조8489억원으로 전년말 6조8054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수신액 역시 감소했다. 상반기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총 수신액은 13조352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14조1168억원과 비교해 5.4% 줄어든 수치다. 

 

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됐다.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말 연체율은 4.1%로 전년 동기 1.36% 대비 2.74%포인트(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69%로 지난해 말 2.65%와 비교해 2.04%p 상승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다. SBI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267억원으로, 전년 말 1572억원에 비해 19.4% 낮아졌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7%에 불과하다. 상반기 기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0.24%로, 지난해 상반기 1.3%와 비교해 1.06%p 하락했다.

 

유동성비율 역시 같은 기간 126.3%에서 164.5%로 38.2%p 상승했다. BIS자기자본비율(BIS비율)도 지난해 말 13.38%에서 올해 상반기 말 13.79%로 0.41%p 개선됐다. 금융당국은 자산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의 경우 BIS비율 8%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하반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순익 감소는 이자비용이 확대된 탓"이라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대출 취급을 줄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지난해 고금리로 판매했던 정기예금 등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수신잔액이 감소할 것이고, 그러면 대출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1분기 대비 2분기 순익이 증가하는 등 점차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건전성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하반기 업황이 나아지고 있어 저축은행의 영업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