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관점에서 본 북한 문제 (2)] 김정은 방러 이후 주목되는 두 가지
[기사요약]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일단 흥행에는 성공
NPT 체제의 균열 우려한다
중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어..
북한은 이해하기 힘들다.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연일 비싼 미사일을 공해상에 쏘아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이상 국경을 닫아걸었고 내부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북한 내부, 남북관계, 국제상황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동용승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 미국 뉴욕타임즈 보도 시점부터 김정은 방러는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북한은 김정은이 기차를 타고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 이후 김정은의 방러 사실을 공식화했다.
• 흥행에는 성공한 김정은 방러
김정은의 행로는 언론에 의해 실시간으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인도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됐지만, 김정은의 방러 뉴스를 누르지는 못했다.
회의 전에 윤석렬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고, 회의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그런데 세계 언론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렇듯 김정은의 방러 이벤트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흥행 성공에 따른 이해득실은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가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의 방러를 미국이 가장 먼저 공개했다. 미국이 이런 흥행을 감안하지 않고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이른바 미국의 ‘김 빼기 전략’이 먹혀 들어간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크렘린궁에서는 실질적인 합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표면적으로는 북-러 군사협약(무기거래 포함)을 포함하여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고 선을 긋고 있다.
김정은의 방러 행보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은 공개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선을 넘지 않았음을 주장하는 듯하다. 러시아는 국제적 비난과 견제를 피해가려는 의도를 보인다. 어느 정도 미국의 ‘김 빼기 전략’이 통했음을 의미한다.
• NPT 체제의 균열이 우려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거둬들이지는 않고 있다. 김정은의 방러 역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공개적으로 위반했다.
2017년 이후 러시아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했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유엔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핵보유 의도에 대해 취하고 있는 조치다. 대북제재는 무역, 금융, 인적 제재 등이 포함된다.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의 군 고위층들은 해외 이동을 제한하는 인적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는 공공연히 제재를 어기고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군부의 최고위직들을 초청했다. 북한의 핵보유 의도를 공공연하게 비호한 것이 됐다.
NPT 체제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핵보유 5개국을 제외한 여타 가입국들은 핵을 보유할 수 없다는 국제 협약이다. 5개국은 핵을 사용하지 않으며 핵우산으로 가입국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1970년 조약이 체결되고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남수단 등 4개국을 제외하고 모든 국가가 비준했다. 다만 북한만이 유일하게 비준했다가 탈퇴해서 핵을 개발하고 있다.
만일 북한핵을 용인할 경우 50여년 동안 지구상의 핵확산을 억제해 온 NPT 체제는 무너진다.
핵확산과 관련해서 5개국은 강력한 공조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북한에 대한 유엔제재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동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조가 약화된 듯한 조짐이 보인다. 푸틴의 핵무기 사용 언급부터 시작해서 미국과 러시아의 공조가 불발되자, 미국은 김정은 방러를 공개하며 저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 깊어지는 중국의 고민
러시아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대응 전선을 구축하려고 한다. 과거 미-소 냉전 재연이다. 북한과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북한은 적극 동참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불분명하다. 중-러는 오랜 숙적 관계다. 미-중 전략경쟁에서 중국도 필요하지만, 러시아의 헤게모니를 인정하기 어렵다.
중국이 미-중 전략경쟁에 대응해서 내세운 전략이 쌍순환 전략이다. 쌍순환 전략의 핵심은 ‘내수’인데, 내수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핵심기술을 개발할 내수 시장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중국민들의 불만은 목전에 다다르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 금융계 및 재계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디리스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대미 전선 강화 행동을 취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중국에 대해 미국과의 대결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러시아-중국-북한으로 이어지는 북방삼각관계의 강화를 요구한다.
중국도 일면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중국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며 미국과의 전략경쟁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동용승(Dong, Yongsueng) ▶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수료 /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통일북한학과 겸임교수 / (전)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경제안보팀장) / (전)대통령 통일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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