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배터리의 국내 공략,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上)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금년 9월 테슬라 모델Y의 국내 판매량은 4,206대로 수입차 가운데 1위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8월 판매량 431대에 비해 거의 열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아이오닉5,6과 기아차의 EV6,9는 2,755대 판매에 그쳤다.
• 최근 중국산 테슬라 모델 Y 국내 판매 급증
테슬라 모델Y의 판매 폭증은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하여 미국 내 판매가격 대비 약 2천만원이 낮을 뿐만 아니라 각종 보조금을 고려하면 5천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중국내 모델Y의 판매가를 3.8~4.5% 인하하여 중국 내 판매량을 증가시킨 저가 전략을 국내에도 적용한 것이다.
테슬라의 모델Y는 국내에서 공식 출시 전인 2021년 1분기 7대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8,886대가 판매되었으며 2022년에는 이보다 다소 줄어들어 6,070대가 판매되었다.
또한, 테슬라의 국내 판매는 최근 다소 부진에 빠졌는데 지난해 1~8월 기간 중 9,899대를 판매한데 비해 금년 같은 기간 중 4,545대에 그쳤었다. 그러나 9월의 판매실적을 합할 경우 9,047대가 되어 향후 4분기 판매량을 포함하면 금년 큰 폭의 판매실적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결국 테슬라의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노린 저가 전략이 CATL의 LFP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Y의 국내 판매를 통해 주효하게 된 것이다.
• 국내 배터리 3사 및 현대차그룹 포함 글로벌 차메이커들도 LFP 배터리 채택 확대
한편 LG엔솔, 삼성SDI 및 SK온의 국내 배터리 3사가 고성능/고가의 3원계 리튬인산철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최강자의 위상을 점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CATL은 저가의 LFP 배터리에 특화하면서 주로 내국 수요에 집중하여 국내 배터리 3사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이러한 흐름을 도외시할 수 없는 처지이다.
물론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6과 같은 주력 차종에는 국산 3원계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지만 코나 및 니로와 같은 저가 모델에는 CATL의 3원계 배터리를 채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기아 레이에 이미 CATL의 LFP 배터리가 장착된 데 이어 내년에 출시될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에도 CATL의 LFP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지난 4월 초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CATL 회장과 회동하여 CATL의 LFP 배터리 도입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KG모빌리티(舊쌍용자동차)는 9월 중국 BYD의 LFP 배터리를 장착한 토레스XG를 출시했는데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할 경우 가격이 3천만원대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도 내년 출시 예정인 EQA와 EQB에, 포드는 금년 중에 머스탱 마하E에 LFP 배터리를 각각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 대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무역 역조 심각
이에 따라 최근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의 국내 수입은 급증 추세에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금년 1~8월 기간 중 국내 중국산 배터리 수입액은 44억7천만달러에 달하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5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총 수입액 중 중국 비중은 97%).
반면 우리가 중국에 수출한 전기차 배터리는 6600만달러에 불과하여 대중 전기차 배터리 무역적자는 약 44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금년 1분기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전기차 배터리 가운데 약 85%가 국내 업체 간 거래로 추정되고 있는 반면 현재는 국내 기업 간 거래는 감소하고 중국 업체의 LFP 배터리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별 사용량 추이(단위: GWh)>
무엇보다 2022년과 금년의 1~8월 기간 중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별 사용량 추이를 비교한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최근 중국 업체들의 생산 및 점유율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즉 CATL을 비롯한 중국 주요 6개 기업은 9위 Guoxuan과 10위 Sunwoda를 제외하고 50%를 초과하는 증가율을 보인데 비해 국내 업체는 LG엔솔을 제외하고는 SK온 및 삼성SDI 모두 30% 이하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