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호악재 겹치며 증권가 시선 엇갈려…"그래도 최선호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호재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진 키움증권(039490)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상향한 보고서와 하향한 보고서가 같은 날 발표되는 등 상반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여전히 전문가들은 리테일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키움증권을 증권섹터내 최선호주에 올려놓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1600원(1.68%) 하락한 9만3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 10월 한 달 사이 52주 신고가(11일, 11만1000원)와 신저가(24일, 7만5300원)를 번갈아 기록했는데, 단 몇 주 만에 신고가 대비 최고 하락률이 32%에 달하는 등 등락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키움증권의 단기 급등락은 주주환원정책과 공매도 금지에 따른 리테일 수익 기대감 등의 호재, 영풍제지(006740) 대규모 미수금에 따른 손실 우려 등의 악재가 뒤섞인 결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0일 키움증권은 2025년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를 11만원선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발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0월 11일에는 전장 대비 15%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급등 이후 증권 업황 우려의 영향으로 상승분을 반납하던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에 대해 약 4943억원 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한 여파로 지난달 23일 약 24% 가까이 급락하며 마감했다.
이처럼 업황을 둘러싼 환경이 뒤숭숭하던 지난 6일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집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7% 늘어난 2719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39% 감소한 2조1008억원으로 나타났으나, 당기순이익은 2041억원으로 64.42%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이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각각 33.4%와 30.5% 웃돈 수준이다. 이는 예상보다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부진한 증시에도 양호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을 기록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실적 발표 당일 키움증권은 자율공시를 통해 영풍제지에 대한 미수금 4943억원 중, 반대매매로 약 610억원을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회수 이후 미수금 규모는 약 4333억원으로 줄었다.
키움증권 측은 공시를 통해 "고객과 상환 협의 및 법적 조치 등 미수금 회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며 "고객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발표 이후 증권가 보고서에서 △신한투자증권(12만5000 → 13만5000원)과 △삼성증권(10만 → 11만원) 등 두 곳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KB증권(12만3000 → 11만8000원) △IBK투자증권(12만2000 → 11만5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12만5000 → 11만5000원) △한국투자증권(15만 → 13만원) 등 네 곳은 목표주가를 내렸다. 목표주가를 유지한 증권사는 총 6곳(하나·유안타·미래에셋·NH·대신·메리츠)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금융당국이 발표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키움증권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리테일 사업에 강점을 가진 키움증권의 수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래대금 증가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당분간 새로운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슈가 없고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키움증권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 우려는 기우"라고 분석했다.
반면 부정적인 요인으로는 영풍제지 미수금 리스크가 꼽히고 있다. 영풍제지의 하한가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미수금 관련 비용이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것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반영될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비용은 당초 예상인 2500억원을 상회한 4333억원"이라며 "이를 반영해 올해 이익 전망치를 직전 보고서 대비 16.9% 하향한 4400억원으로 수정했고, 투자의견은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호재와 악재가 비슷한 시기에 터진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주주환원 등 키움증권이 앞서 가지고 있었던 강점들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상대적으로 적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가 하방은 견고할 것"이라며 "공매도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수혜까지 고려해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