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2] (42) 필리핀, 아닐라오 3-12, 바다의 무법자 바라쿠다(Barracuda) 무리를 만나다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3.11.30 10:55 ㅣ 수정 : 2023.12.01 10:12
바라쿠다, 상어보다 더 위협적인 동물로 여겨져...성질이 포악해 사람을 공격하기도 해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Garden eel”을 뒤로 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트럼펫 피쉬(Trumpet fish)가 보인다. 이날은 색깔이 상이한 트럼펫 피쉬를 여러마리 볼 수 있었다.
잠시 후, 앞서가던 서 대표가 한쪽 방향을 가리킨다. 눈길을 돌리자 작은 물고기 무리가 지나간다. 이 녀석들이 말로만 듣던 ‘바라쿠다’였다. 이 시기에는 바라쿠다 치어들이 이쪽 바다를 지나간다고 한다.
바라쿠다(Barracuda)는 농어목 꼬치고기과 물고기이며, 주로 열대 및 아열대에서 서식하고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있다고 한다. 성체의 크기는 대략 50cm 정도이고 가장 큰 종인 Great Barracuda의 경우에는 몸길이 2m, 체중이 40~50kg 까지 이른다고 한다.
바라쿠다는 서식지 인근 주민들에게는 상어보다 더 위협적인 동물로 여겨진다고 하는데, 이 녀석들은 무리지어 다니며 성질이 포악하고 사납고 매우 공격적이고, 드문 경우이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아닐라오에서는 그 정도 크기의 바라쿠다는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떼로 몰려다니는 성체 바라쿠다의 모습은 언젠가는 보고 싶다).
이날 관찰한 녀석들은 치어 수준이라 전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성체의 사진을 보면 몸체가 길고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게 뻗어 있는 모습이 친근한 모습은 절대 아니다. 입을 벌린 모습을 보면 날카로운 이빨이 보이는데 이 모습을 보면 포악하게 생겼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편, 이날 입수할 때의 작은 실수 때문에 집에 와서 3주 정도를 고생했다. 입수 직후 Fin kick을 하는데, 잠수화 안에 뭔가가 들어가 있어서 발등에 자극을 주고 있었다. 하강을 멈추고 오리발을 벗고 잠수화를 벗어보니 언제 들어갔는지 모래가 들어가 있었다.
이때 다소 번거롭더라도 양쪽 잠수화를 모두 벗어서 신발 안의 모래를 깨끗하게 털어내고 잠수화를 다시 신었어야 하는데,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는 대충 모래를 털어내고는 다시 오리발을 착용했다.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 위에서 잠수화를 벗어보니 양쪽 발등에 직경 1cm 정도의 찰과상이 생겨 있었다. 상처 치료를 생각했으면 그때 다이빙을 멈췄어야 했는데, 이 정도 상처는 괜찮겠지 생각하고 맑은 물로 상처를 씻어내고는 다이빙을 계속했다.
다이빙 후에 외상용 연고와 일회용 밴드로 상처를 보호했지만 며칠간 계속되는 다이빙에 상처는 점점 나빠졌고, 결국 집에 돌아온 후에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작은 방심이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을 고생하게 만들었다.
코로나 이후에 다이빙을 하면서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작은 실수가 많아졌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지만, 바다에서의 작은 실수는 자칫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날의 다이빙을 마쳤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