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팸 투어, 하림은 ‘종합식품기업’ 진화 중…‘주방까지 신선한 요리를 전하다’
‘신선한 재료만이 식탁에 오를 수 있다’ 신념, 주변 농가서 재료 공수
의약품·반도체 공장 수준 ‘나사 Class 100’ 클린룸에서 제품 가공
생닭 가공, 고강도 위생 준수·동물복지 인증…에어칠링 기술 위생과 맛 살려
[전북익산/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하림이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23일 전북 익산 소재 본사와 공장을 방문하는 '하림 팸 투어'를 진행했다.
하림 팸 투어는 지난 2020년부터 진행된 식품산업 현장 체험 활동이다. 닭고기가 어떻게 유통되고 식탁에 오르는지 전 과정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취지다.
이 팸 투어를 통해 그동안 도계(屠鷄) 및 육가공품 제조기업으로 대표됐던 하림이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을 목도할 수 있었다. 하림은 '주방까지 신선한 요리를 전한다'라는 목표로 다양한 식품을 제조하는데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또 하림은 생닭 가공에 있어서 고강도 청결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며 동물복지 인증도 받았다. 최근 생닭에서 애벌레가 나와 위생 논란으로 곤혹을 치뤘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팸 투어는 '퍼스트 키친'과 '치킨 로드' 2가지 과정으로 진행됐다.
■ 하림산업, 냉동 제품부터 라면과 즉석밥을 조리하는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 꿈꾼다
팸 투어를 진행하는 하림산업 관계자는 "과거 주방의 개념은 '요리하는 곳'이었다면 현재는 식사의 개념이 더해진 다이닝(dinning)"이라며 "요리와 식사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부엌을 확장해, 하림이 고객의 첫 번째 주방이 되겠다는 뜻으로 퍼스트 키친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림산업은 △만두‧핫도그‧볶음밥‧국물 요리 등 냉동 제품을 취급하는 K(kitchen)1 △건면과 유탕면의 라면을 제조하는 K2 △즉석밥을 만드는 K3 등 총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식품공장은 MSG와 같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해 적은 재료로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하림 공장은 '신선한 재료만이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주변 지역 농가에서 재료를 제공받고 있다.
또 '최고가 아니면 나갈 수 없다'는 정신으로 신선한 재료의 식감을 보존하는 공정을 채택한다. 볶음밥의 경우 매일 깨끗한 기름을 사용해 170~180℃의 고온에서 두벌식 튀김법으로 바삭한 식감을 살려냈다. 여기에 무쇠솥에서 탱탱한 식감의 구수한 밥을 지어 220℃ 터널식 직화 솥에서 마이야르 반응(빵을 구우면 진한 갈색 부분처럼 되는 것)을 일으켜 제조한다.
K2 공장은 육수의 기본이 되는 닭 뼈를 9km 떨어진 가금류 도축 기업인 '하림'에서 공수해 온다. 닭 뼈를 20시간 끓여 육수를 만들고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 40℃에서 농축해 소스로 만든다. 이 소스를 이용해 만든 '더미식 장인라면'과 '챔라면' 등을 시식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자들은 "더미식 유니자장면은 중식당에서 먹는 맛" "닭고기를 햄으로 만들어 담백하면서도 짠맛이 칼칼한 라면 국물과 어우러져 시원하다" 등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K3 공장은 '나사 Class 100' 수준의 클린룸을 구축해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다. 클린룸은 의약품과 반도체 공장에서 쓰이는 무균화 설비 시설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타사 제조 환경에서는 눈에 안 보이는 부유물이나 극 초미세먼지가 300만개에서 500만개가 떠다니지만, 이 구역 안 부유물은 100개 이하"라고 말했다.
변관열 하림 부장은 "클린룸은 기압이 살짝 높아 안에서 발생하는 부유물이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빠지는 원리"라며 "산도조절제나 보존료를 전혀 넣지 않고도 순수하게 쌀과 물만 넣고 밥을 짓는데, 제조 환경이 청정하니 유통 기간도 더욱 길다"라고 덧붙였다.
원형 틀에 밥을 눌러 뜸을 들이는 타사 즉석밥과 사각 틀에 밥을 흔들어 포장된 하림의 '더미식 즉석밥'이 어떻게 다른지 시식할 수 있었다.
기자들은 "하림 즉석밥에서 좀 더 윤기가 나는데 이취는 없다" "타사는 포장지와 밥이 붙어있지만 더미식 즉석밥은 사이 공간이 있어 망가진 밥알이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현재 하림산업은 3개 공장 사이를 연결할 물류센터를 건축 중이다. 신선한 제품을 중간 유통 과정 없이 고객의 집으로 배송하는 B2C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변관열 하림 부장은 "타사 공장은 지게차로 제품을 떠서 이동해 신선도를 잡기 어렵지만, 하림은 조금 전에 만들어진 제품을 물류센터에 상주하는 직원이 주문을 확인하고 고객에게 즉시 발주하는 시스템"이라며 "전식부터 본식과 후식까지 식사의 전 과정을 하림이 책임지겠다"라고 말했다.
■ 하림, 8단계 거친 도계 과정 속 신선함은 필수
하림산업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곳에 하림 본사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일평균 70만마의 닭이 가공(도계)되는데 여름 성수기엔 120만마리까지 늘어난다.
하림은 동물복지 사육환경을 구축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닭들만 가공한다. 일반 도계장에서는 전기 충격 방식을 사용해 닭을 죽인다. 이에 반해 하림은 어두운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가스스터닝 방식을 활용해 닭들을 잠재운다. 하림은 닭을 죽이지 않고 피를 제거하면서도 육질 신선도를 높였다. 이 시스템은 동물복지 인증을 받았다.
혈액을 빼내는 '방혈' 과정은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이루어져 모세혈관까지 피가 제거된다. '탕적'과 '탈모' 과정에서 닭을 뜨거운 물에 담가 고무 기계로 깃털을 뽑는다. 말끔해진 닭에 380볼트의 전기 자극을 주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스티뮬레이션'을 거치면 자동 집게형 스푼이 닭의 내장을 끄집어낸다.
정부 검사관이 도계 과정을 거치고 있는 닭고기의 위생 상태를 점검한다. 이후 차가운 공기로 닭고기의 육심 온도를 2℃까지 신속하게 낮추는 '에어칠링'이 시작된다.
닭고기를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떨어뜨리는 일반적인 도계 공정과 달리 하림은 공기 냉각 방식을 사용한다. 에어칠링 과정 속 찬 바람이 부는 7km의 레일을 200분 동안 돌면 물먹지 않은 닭고기가 만들어진다. 박테리아 오염과 수분 흡수를 차단해 맛과 풍미를 보존할 수 있다.
끝으로 영상 품질 관리 시스템으로 닭의 흠집과 품질을 확인한 뒤 도계 된 닭을 개체 포장 라인으로 이동시킨다. 포장된 제품은 유통되기 시작한다.
하림 공장 직원은 신선하게 도계된 닭을 발골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팸 투어에 참여한 기자들은 닭의 정육에 소금만을 뿌린 닭 구이, 닭을 활용한 하림의 가공식품까지 시식할 수 있었다.
변관열 하림 부장은 "닭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즐겨보길 바란다"며 "일반적으로 튀겨 먹는 치킨도 좋지만 닭 구이와 쪄 먹는 삼계탕에서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