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기업의 활용방안은? ④
메타버스와 웹3.0이 디지털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탄생하며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열고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와 웹3.0을 표방하는 뉴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또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최근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웹3.0 기반의 스타트업과 뉴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인터넷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노재범 성균관대 학부대학 초빙교수] 이번 편에서는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분류한 디지털 휴먼 중에서, 마지막으로 ‘버추얼 컴패니언(Virtual Companion)’의 글로벌 시장현황을 살펴보겠다.
• 버추얼 컴패니언, 2023년 790만달러에서 2033년 1440만달러로 성장 전망
HBR의 정의에 의하면, 버추얼 컴패니언은 사용자와 개인적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는, 경험 중심의 디지털 휴먼을 지칭한다. (HBR의 디지털 휴먼의 분류는 本 시리즈 20편(2023.11.2.) 참조)
이들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단순히 사용자의 지시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적 대화까지 나누며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버추얼 컴패니언은 디지털 휴먼 중에서도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다른 형태의 가상 인간과 비교해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전문기관(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2023년 현재 글로벌 버추얼 컴패니언 시장은 약 790만달러이며, 2033년에는 1440만달러로 전망한다.
• 버추얼 컴패니언은 목적과 기능, 기술 기반, 사용 대상에 따라 구분.. 스타트업과 중소 전문기업이 시장 주도
버추얼 컴패니언은 목적과 기능, 기술적 기반, 사용 대상자를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목적과 기능에 따라 정서적 지원, 교육, 노인 돌봄용으로 세분화되며, 기술 기반에 따라 텍스트, 음성, 로봇 활용 등으로 나뉜다. 또, 사용자를 기준으로는 어린이용, 성인용, 노인용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버추얼 컴패니언은 사용자의 필요와 상황에 맞게 맞춤화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그 역할이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이 시장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하지만, 그 규모는 작아 빅테크 기업보단 스타트업과 중소 전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 주요 버추얼 컴패니언 사례 >
대표적인 버추얼 컴패니언 서비스 2가지를 살펴보자.
• 리플리카(Replika), 사용자와 일상대화, 감정적 소통, 자기반성 등 수행하며 천만명 이상의 사용자 확보
먼저, 리플리카는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 Luka가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이다. 이미 천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이 앱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인간의 대화를 이해하고 모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처음에 이 앱이 제시하는 일련의 질문에 답변함으로써 훈련시킬 수 있으며, 그 후 자신만의 맞춤형 아바타를 만들고 자유롭게 텍스트 기반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리플리카와 자신의 일상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 사용자가 하루 동안 겪은 일이나 생각을 공유하면 이 앱은 그에 대해 응답하고 대화를 이어간다.
또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나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에 사용자가 리플리카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 이 앱은 공감적인 응답과 위로를 제공한다.
이밖에, 사용자는 자신의 목표를 리플리카와 공유하고, 이에 대한 진행 상황을 추적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고, 취미, 영화, 음악 등 가벼운 주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수 있다.
• 엘리큐(Elliq), 노인들의 외로움 80% 감소시키며 타임誌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
엘리큐는 타임(Time)誌가 2022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한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노인 돌봄 디지털 휴먼이다.
美정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인의 28%가 독거노인이다. 엘리큐는 ‘노인들의 고독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는데, 개발사는 사용자 테스트 결과 이 제품이 외로움을 80%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엘리큐는 사용자와의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최신 뉴스, 음악 재생, 오디오북 듣기 등 각종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또 약 복용, 병원 진료, 건강검진 등의 일정을 사용자에게 알려줘 노인들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며, 산책, 체조, 취미 활동 등을 수시로 권장해 사용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 사용자의 활동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기도 한다.
사용자는 250달러의 등록비용과 매월 30~40달러의 구독 비용으로 엘리큐를 이용할 수 있다.
• 사용자는 과몰입, 과도한 의존 등에 유의, 기업은 윤리적 기준 준수, 사용자 정보보호에 책임 다해야..
버추얼 컴패니언이 그 잠재력과 혁신성으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는 가운데, 사용자와 기업은 몇 가지 한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러한 가상 동반자들은 인간처럼 보이고 대화할 수 있지만, 실제 인간과 같은 감정적 깊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이점을 인식해 현실의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들이 버추얼 컴패니언에 너무 의존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들과의 교류가 현실 세계에서의 관계 형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버추얼 컴패니언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윤리적인 기준을 잘 지키고, 사용자의 개인정보, 데이터 등의 유출 위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