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성과 양호…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하나證>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하나증권은 올해 성과가 양호했던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들이 리스크온(위험 선호) 등의 영향으로 내년 초까지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내고 "통상 매년 1~2월 유리한 투자 스타일은 1년 개인 순매수 상위 및 1년 주가 낙폭 과대, 고베타(시장민감도) 등"이라며 "반면 기관 1년 순매수 상위나 목표주가 및 실적 상향 종목의 성과는 가장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실적 상향 팩터는 매년 1분기 실적 시즌 직전인 3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성과가 좋았고, 연초나 그밖의 시기에는 그닥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이는 연초에 기관이 선호하는 실적 혹은 컨센서스(전망치)에 의존하기 보단 기대감의 영역으로 베팅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분위기도 매년 1~2월의 계절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인데, 이달 들어 △주가 낙폭 과대 △고베타 △신용융자 상위 등 스타일의 성과가 양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원은 "일부 기업들의 배당기일 변경으로 배당락(배당기준일 이후 배당금을 받을 수 없는 상태) 효과가 예전과 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베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실적에 대한 업데이트가 미온적인 시기인 데다가, 공매도 금지나 미국 명목금리 하락 등의 리스크 온으로 때 이른 막연한 기대감에 대한 베팅은 내년 연초까지 충분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스타일은 '개인 순매수 상위' 팩터(요소)로, 부진했던 기관 및 외인 순매수 상위 팩터 대비 월등한 성과를 냈다. 이외에 △고베타 △신용융자 상위 △공매도 상위 등도 강한 성과를 냈다.
이 연구원은 "주체별 매수 종목의 성과를 기반으로 종목에 베팅하는 수요 측면의 개인 수급이 기관과 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며 "개인 순매수 상위는 기관 및 외인 순매도 상위와 같은 이야기인데, 제도권에선 이미 글로벌 자산배분이 핵심 알파(시장 초과 수익률)로 작용해 특정 종목에 대한 강하고 지속적인 매수를 취하는 스킴(전략)은 점차 소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기관들이 글로벌 자산배분 스킴 확대도 국내 액티브 펀드에서 패시브 펀드 혹은 글로벌 주식 등의 자산배분으로 유출되면서 기존 과매수 종목에 대한 '역'의 수급 효과가 작용한다는 점도 이유"라며 "이같은 현상은 기관 및 외인 투자자들의 핵심 알파가 고성장 이머징(신흥 시장) 지역에 적합한 액티브로 되돌아오지 않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올해 주식시장에선 '패낳괴'(패시브가 낳은 괴물)이라는 신조어도 부각되고 있다. 패낳괴는 지수 편입 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에서 사들일 것을 예상하고 선취매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을 말한다.
이 연구원은 "이는 액티브보다 패시브 펀드 규모가 큰 한국에서 기관 패시브 펀드들이 추종하는 코스피200이나 외인 패시브가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코리아에 신규 편입하기 전 무차별 상승세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에코프로(086520)와 금양(001570), 포스코DX(022100) 등과 최근 두산로보틱스(454910), 에코프로머티(450080) 등의 종목이 그러했다"고 꼽았다.
이어 "소위 패낳괴 전략에 대한 초과 수익은 내년에도 유효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수 편입 프로세스가 마냥 단순하지는 않아 일부 종목들의 편입이 불발될 수도 있다"며 "특히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는 내년 1월 중순 기준 각각 18만원과 27만5000원 이상이면 같은 해 2월 MSCI 한국지수 편입이 불발되며, 에코프로머티는 대형 기업공개(Large IPOs)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최소 거래일 기준인 3개월을 총족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