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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태영건설 위기 넘겼지만 '경기침체·지방 미분양' 이중고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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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 2024.01.18 05:00 ㅣ 수정 : 2024.01.18 05:00

영동건설·부강종합건설 모두 시공능력 100위권 업체
국토부 폐업신고 신규등록 건설업체 12곳 중 8곳 지방기업
전체 미분양가구 1만465가구 중 80% 지방에 몰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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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태영건설이 극적으로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승인을 받으며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건설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분양 아파트가 수북히 쌓여있는 지방 건설사들은 갈수록 깊어가는 경기침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 건설업체들은 경기침체와 미분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지방건설사 줄도산 우려 현실화 되나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천 영동건설을 비롯해 건설업체 4곳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영동건설은 지난 1993년 설립된 건설사로 국토교통부(국토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176위에 올랐다. 이 업체는 2023년 기준 시공능력 평가액이 1460억원이다. 토목공사업 평가액은 758억원, 건축공사업 1314억원, 조경공사업 370억원이다. 

 

영동건설은 2022년 기준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 채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광역시 내 시공 1위 건설업체 부강종합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2001년 토목건축공사업체로 출범한 부강종합건설은 2022년, 2023년 2년 연속 울산 지역 종합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1위를 기록했다. 전국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79위다. 시공능력 평가액은 1450억원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난으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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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이처럼 지방 건설사들의 위기설(說)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상남도 창원 지역 중견 건설사 남명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된 것을 비롯해 광주광역시 해광건설도 무너지며 소위 '지방건설사 위기설’은 점차 확대됐다.

 

남명건설과 해광건설이 각각 시공능력 285위, 908위 기업이지만 이에 따른 파장도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영동건설과 부강종합건설 법정관리 소식은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다.

 

■ 전국 미분양 아파트 6만 가구 '눈앞'

 

국토부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제공한 '2023년 11월 전국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서울 877가구 △인천 1298가구 △경기 4823가구로 수도권 6998가구가 미분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지방은 대구 미분양(1만328)이 1만가구를 넘었고 △부산 2534 △광주 604 △대전 747 △울산 3069 △강원 3861 △충북 3510 △충남 5807 △전북 3131 △전남 3774 △경북 6859 △경남 4068 △제주 2510 △세종 125가구 등 총 5만927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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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현황 / [자료=국토교통부]

 

경상도에만 무려 2만6858가구가 미분양이고 △충청도(1만189) △전라도(7509) △강원도(3861) △제주도(2510) 순이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수도권을 다 합친 수보다 미분양이 더 많은 셈이다.

 

특히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후 미분양'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 악성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월 7546가구에서 11월 1만465가구로 39% 늘었다.  전국 악성 미분양의 80%인 8376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악성 미분양은 돈을 들여 건물을 다 지어 놓고도 분양이 안 돼 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건설사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위기에 처한 '지방건설사’ 바라보는 시선

 

지방건설사 위기는 부동사 경기 악화와 원자재값 인상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방 중소건설사는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수도권이 아닌 주로 지방에서 사업을 수주한다. 여기에 지방 분양률이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낮은 점도 지방 건설사 위기론을 부추기고 있다.

 

정치권도 현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전체 폐업 건설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방건설사로 나타났으며 월 1∼2건에 그쳤던 건설사 부도업체수가 지난달 12월에 8곳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부도업체 8곳 가운데 6곳이 지방건설사이며 특히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 중 대부분은 지방업체"라며 "이들 법정관리 신청 업체 가운데에는 지역 1위 업체를 포함한 중견 건설사가 포함돼 향후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전체 미분양가구 1만465가구 중 80%가 지방에 몰려있는데다 고(高)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가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비롯한 건설사 위기는 고용, 금융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은 물론 하청업체와 분양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치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방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에 따른 지원책도 미비한 편이다. 

 

대형건설사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본사 혹은 계열사에서 지원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영세한 지방건설사들은 공사 과정에서 공사비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부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세경토건이 대표적인 예다. 이 업체는 만기가 돌아오는 수십억원 규모 차입금을 막지 못했으며 남명건설도 공사비 회수 실패로 이어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12억4000만원 상당의 만기가 된 어음을 막지 못해 파산했다. 

 

지방건설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지금과 같은 건설업계 불황이 이어지면 중소 지방건설업체의 줄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도 해법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량 사업장에 대해 PF보증으로 유동성을 충분하게 지원하고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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