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하이브(352820)의 올해 성장 키워드는 신인과 글로벌화가 될 전망이다.
최근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하이브가 올해도 아티스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모멘텀(상승 여력)을 보유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000원(2.19%) 하락한 22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23만3500원) 대비 4.28% 떨어진 수준으로, 지난달의 상승분(8.35%)의 절반가량을 반납한 수준이다.
최근 하이브 외에도 JYP Ent.(035900)와 에스엠(04151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등 엔터 업종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각 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 판매 부진과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대부분 증권사는 다른 엔터사와 달리 하이브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75.32% 늘어난 89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흑자 전환한 73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도 전년 대비 25.15% 증가한 2조2229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컨센서스가 적중한다면 하이브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원을 넘기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이브의 주가 모멘텀 중 하나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필두로 한 신인 발굴과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다변화 등을 꼽았다.
우선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의 6인조 신인 보이그룹 투어스(TWS)가 오는 22일 데뷔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투어스의 데뷔에 앞서 지난 17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큐멘터리 형식의 콘텐츠를 게재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 무대 점검에 나선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연습을 잘 해왔기 때문에 자신있게 무대를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연습이 정말 잘 돼 있어 좋고, 대박나라"고 TWS를 격려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 진행한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 '알 유 넥스트'를 통해 결성한 신인 걸그룹 '아일릿(I'LL-IT)'이 5인조로 데뷔할 계획이다.
또 올해 2분기에는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합작해 프로듀싱한 미국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가 데뷔하며, 데뷔에 맞춰 넷플릭스에 이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터(TXT), 르세라핌, 뉴진스 등 기존 아티스트들도 국내외 음반·공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 라인업이 다변화돼 있고, 글로벌 판매 확대 여력이 커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이브의 팬덤 층이 서구권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K팝 산업은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권 시장에 기대는 경향이 강했는데, 하이브의 아티스트들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지역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팬덤이 지역 관계 없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마다 편차가 있겠으나, 세븐틴은 지난 앨범의 미국 지역 판매량이 전작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팬덤의 지역적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외에 다른 아티스트들도 지속적인 영어 곡 발매와 미주 지역 언론 노출 확대 등으로 팬덤의 지역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지역 다변화를 통해 서구 지역 팬덤의 구미에 더 잘 맞는 음원이나 공연 실적의 성장, 이에 따른 서구 음악시장 내 노출 확대 및 라이트 팬덤 재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이브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브가 자사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진행 중인 자회사 하이브IM의 게임 제작 등 IT 관련 사업들도 수익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의 수익 모델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퍼블리싱 게임 사업 본격화도 관련 수익이 반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