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업’ 힘 싣는 은행권...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본격화
은행권 조직개편 통해 AI 사업부 재편·신설
현장 배치된 ‘AI 뱅커’ 넘어 생성형 AI 주목
금융권 수장들 “디지털·AI 경쟁력 제고해야”
AI 역량, 디지털 금융 주도권 경쟁 큰 영향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은행권이 기존 금융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로 분주하다. 조직 개편으로 AI 관련 부서에 힘을 실어주는 등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특히 AI는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챙기는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향후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2024년 조직 개편’에서 디지털과 AI 관련 사업부를 확대했다. 은행 사업에 대한 본질적 혁신을 발굴하고, 나아가 금융과 AI의 융합 모델 개발을 전담하도록 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를 신설했다. AI 혁신 내재화 및 금융 시너지 강화를 위함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솔루션그룹 내 ‘AI 연구소’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금융AI부’ 신설로 신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분산된 AI 관련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은 이미 자산관리 서비스와 보이스피싱 예방 등에 AI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의 경우 영업점에 AI 은행원을 배치해 금융 상품 상담과 각종 증명서 발급 등 실질적 창구 업무까지 소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3월 자체 개발한 AI 은행원을 선보인다.
특히 은행권이 눈독 들이고 있는 건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기술이다. 데이터 분석으로 패턴을 찾아내 문제(업무) 해결을 도움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정보나 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존 AI 뱅커는 숙달된 시나리오 기반으로만 작동되기 때문에 검색을 통한 답변에 그쳤다. 가령 AI 뱅커의 기반인 ‘분석형 AI’가 ‘생성형 AI’로 진화한다면 비대면·디지털 금융에서 보다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은행업의 경우 고객 관리와 상품 취급 등 업무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할 때 직원의 경험과 직관에 기반한 비중이 컸지만 AI가 고도화될 경우 편의성과 생산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업무 자동화로 고부가가치 노동에 대한 집중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존재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34%씩 성장해 오는 2030년 1108억 달러(약 148조원)로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기술 개발과 고도화, 접목 속도가 빠를수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평가다.
은행권에서 AI 사업은 CEO가 직접 챙기는 분야로 자리 잡았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입을 모았는데, AI 활용 확대와 인재 양성 등의 당부도 잇따랐다.
시장에선 은행업의 AI 활용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AI 기술 접목 분야나 속도에 따라 금융시장 디지털 주도권 경쟁도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신사업 발굴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새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금융업은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대표 산업 중 하나이며 현재는 상담, 상품 추천 등의 기본적인 지원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1:1 자산관리 등 대(對) 고객 서비스를 전담할 것”이라며 “인력 구조도 점차 디지털 전문가의 역할과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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