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부진' 車보험 비교 서비스, 중소형사 점유율 경쟁 효과 미미
대형 손보사, 자사 CM 채널 대비 PM 채널 보험료 3% 가량 높아
중소형사, CM‧PM 보험료 동일…가격경쟁력 갖춰 점유율 확대 전략
대형사, ”중소형사 대비 손해사정‧보상 인프라 우위…충성고객 많아“
보험비교 서비스 ‘가격‘ 초점…특약 등 상품구조 달라 직접비교 무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이하 보험비교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중소형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대형보험사들은 점유율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크게 경계하지 않는 모양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비교 서비스는 이달 19일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 11곳 가운데 MG손해보험을 제외한 10곳이 참여했다.
금융당국은 보험비교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최저보험료, 최대보장범위 등 다양한 기준으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비교 서비스는 출시 이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통상 개인용 자동차보험 갱신은 주 평균 14만건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보험비교 서비스 출시 이후 출시 첫 날인 이달 19일부터 25일까지 한 주간 보험비교 서비스로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건수는 950건으로 100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플랫폼(PM) 수수료가 보험료에 반영되면서 보험료가 비싸진 탓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곳의 대형 손보사가 8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4사는 별도의 보험료율 체계를 두고 플랫폼 사업자에 지급하는 수수료율 3%를 보험료에 반영했다. 때문에 PM 채널을 통해 계약을 갱신하는 것이 각 보험사 다이렉트(CM) 채널보다 3% 비싸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판매 채널별로 원가가 달라 요율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형사(메리츠‧롯데‧흥국‧하나‧캐롯‧AXA)들은 PM 채널과 CM 채널의 요율 보험료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 대형 4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렴한 보험료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한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와 달리 CM 채널과 PM채널의 보험료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다”면서 “중소형사들은 보험비교 서비스를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이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이익을 줄이며 출혈경쟁을 하더라도 점유율을 높여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사들은 중소형사와 대형사 간의 보험료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긴급출동, 손해사정, 보상처리 등 서비스에서 중소형사와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보험료 외에 다른 요소들이 가입자의 상품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는 각 사별로 큰 차이가 없어 과거 보상처리 등 보험 서비스 경험이 좋았다면 기존 가입했던 보험사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면서 “대형사의 경우 전국적으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보상 등 서비스 제공이 중소형사에 비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보험비교 서비스가 보험료에 초점이 맞춰져 아쉽다“면서 ”각 사별로 특약 등 상품구조가 달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서비스가 더 고도화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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