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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기대 부푼 금융주, 외풍 속 '밸류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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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기자
입력 : 2024.02.14 07:36 ㅣ 수정 : 2024.02.1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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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춘 경제부장

 

[뉴스투데이=최병춘 경제부장]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일컫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벗어나기가 자본시장에 화두로 떠올랐다. 

 

장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하는 등 우리 투자시장의 오랜 과제를 해소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가 안 되는 저평가 종목의 기업 가치를 바로잡으려는 조치다. 

 

당국은 일본의 사례를 참고, 상장사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기업 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 가치 개선 우수기업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을 통해 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기대감이 넘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은 물론 저평가주 대표 격인 금융업종도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주가가 올해 들어 평균 19%대 상승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세부 방안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정부 추진 소식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걱정도 뒤따른다. 당장 추진 시점이 총선을 앞둔 만큼 단발성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는 우리 투자시장의 오랜 과제였다. 그만큼 해법 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주식 저평가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물론 배당 정책 등 개별 요인뿐 아니라 남북 대치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우리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요인도 극복해야 한다.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금융업종의 경우 높은 수익성은 물론 적극적인 배당 정책에도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혀왔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업 배당수익률은 은행 5.15%, 보험 3.40%, 증권 3.41% 등이다. 이는 건설업 배당수익률 2.14%보다 높지만 금융업 전체 PBR은 0.48배로 건설업(0.59배)보다 더 낮은 게 현실이다.  

 

이는 수익성 등 내부 경영적 요인 외에 외부적 영향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업종이 제값을 받지 못한 원인으로 규제산업이라는 인식을 꼽아왔다. 

 

배당 확대, 수익성 개선 등 기업 스스로 경영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 외에도 당국 정책 등 경영에 영향을 끼칠 요인이 타 업종에 비해 많다. 투자자들이 가장 꺼리는 불확실성이 타업종에 비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치’라는 단어가 수시로 입길에 오를 만큼 지금도 금리, 충당금, 상생자금과 같은 수익성과 직결되는 요인은 물론 CEO 선임 등 지배구조 영역까지 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국의 통제 흔적이 남아 있는 한 당국의 프로그램이 금융업 주가 제고에 장기적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적 경영 내적 요인 외에 금융업과 같이 업종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적 개선 등 세부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국은 이달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봤을 때 내용이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지금 같은 상승 흐름은 금융업종엔 한낱 해프닝에 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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