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2.16 18:29 ㅣ 수정 : 2024.02.16 18:37
무비자 협정국가 가운데 연봉 1000만 엔 이상 직장인이라면 일본에서 최장 6개월 체류 가능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해외에 거주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일본 체류가 용이하도록 6개월 간 머물 수 있는 새로운 비자를 만들 것이라고 이번 달 2일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마드를 유치하기 위한 관광, 입국정책이 속속 만들어지는 가운데 일본도 새로운 비자제도를 통해 원격근무가 가능한 해외 경영자와 IT엔지니어, 유튜버 등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려는 것이다.
디지털 노마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세계적으로 원격근무가 보급되며 급증했다. 여행정보사이트 브라더 어브로드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마드 인구가 약 3500만 명에 달하며 2035년에는 10억 명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에 맞춰 태국은 학력과 소득 등의 조건을 만족한 디지털 노마드에게 최장 5년, 스페인은 1년 이상 체류 가능한 전용 비자를 발급하고 있고 영국, 독일, 대만 등도 유사한 비자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화이트컬러의 외국인 고도인재는 작년 6월 기준으로 약 40만 명에 달해 10년 전에 비해 3배 급증했고 이를 일찌감치 감지한 일본 정부는 2018년에 미래투자전략 2018을 수립하여 외국인 경영자와 전문직, 디지털 노마드 등의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새로운 비자는 2월 중 의견청취를 거쳐 당장 3월 말부터 발급을 시작할 예정으로 기본적인 발급조건은 1) 연봉 1000만 엔 이상에 2) 일본에 무비자입국이 가능한 50여개 국가의 3)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이며 원한다면 가족동반도 가능하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디지털 노마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미쓰비시 지쇼(三菱地所)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최소 1개월에서 1년 정도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임대주택을 현 700호에서 2030년까지 1만호 가량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부동산 테크기업 블루 그라운드 홀딩스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전용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든 임대 예약과 생활 상담이 가능토록 준비하였으며 당장은 시부야와 신주쿠처럼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도쿄 시내를 중심으로 월 30~50만 엔 정도의 주택들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질세라 도큐부동산(東急不動産)은 시부야에 위치한 대형복합시설인 시부야 사쿠라 스테이지 내의 하야트와 제휴를 맺어 장기 체류가 가능한 서비스아파트를 이번 달부터 제공하기 시작했고 미쓰이부동산(三井不動産)은 오크우드와 손을 잡고 도쿄 아자부주반(麻布十番)에 서비스아파트 사업을 이미 3년째 이어오고 있다.
다만 과거 일본 국토교통성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외국인에게 주택을 임대하길 꺼려하는 세대주가 많고 보증금이나 중개 사례금처럼 외국인들에게 낯설고 거부감을 주는 부동산 관례가 여전히 외국인들의 장기체류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디지털 노마드 유치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이러한 관례들에도 손을 댈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