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치솟는 과일·채솟값에 유통업계 비상…대량매입·직접조달로 돌파구 찾는다

서예림 기자 입력 : 2024.03.15 16:39 ㅣ 수정 : 2024.03.17 06:00

지난 2월 과일·채솟값 전년 동월비 각각 38%·12% 상승
정부, 물가 잡기 나섰지만 지원규모 한계로 효과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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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과일값이 전년 동월 대비 38% 이상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과일·채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다. 문제는 가격 폭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비상이 걸린 유통업계는 대량 매입, 산지 직접 조달 등 갖가지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과일값은 전년 동월 대비 38% 넘게 뛰면서 3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농가 고령화 등으로 지배면적이 줄고, 이상기후로 생산량까지 감소하면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이같은 과일값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金)사과'로 불리는 사과의 경우 마땅한 대체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수입도 어렵다. 외래 병충해 유입을 막기 위해 최장 4∼5개월이 걸리는 까다로운 검역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채솟값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월 채소류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2% 올랐다.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소는 과일만큼 생육 주기가 길지 않지만, 겨울철 한파 등 가성 여건 악화로 주요 산지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과일‧채소 납품단가를 지원하는 등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지원규모에 한계가 있는 만큼 효과가 있을 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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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CA저장양파를 작업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비상이 걸린 유통업계 역시 과일·채솟값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량 매입, 산지 직접 조달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을 내놓고 있다. 

 

먼저 사전 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일정 기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사과와 오렌지, 참외 등 과일를 대량 매입해 ‘시즌과일찬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 행사에서는 딸기 120톤, 오렌지 180톤, 참외 150톤을 매입했다.

 

홈플러스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사과의 산지 물량 확보를 통해 지난해 가을부터 수급 안정화를 지속했다. 또 겉은 못나도 맛은 좋다는 의미를 담은 '맛난이 농산물(B급 농산물)'을 늘리고, '맛난이 사과'의 경우 3월 물량을 전년 동기 대비 50% 확대했다.

 

이마트는 평시 판매량 대비 2~3배 많은 물량의 과일을 준비해 망고, 오렌지를 행사 직전 판매가 대비 2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산지 직접 조달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산지에서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판매가를 대폭 낮췄다. 롯데백화점은 신품종인 신데렐라 딸기와 비타베리를 산지에서 직배송해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함까지 더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CA저장기술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상품을 미리 수확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CA저장양파는 지난해 6월 수확한 양파를 9개월간 CA저장한 상품으로, 시중 판매가 대비 30% 이상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이상기후 등으로 수확량이 줄어는 탓에 과일과 채소 가격 강세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량 매입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유통 단계를 줄이는 등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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