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정기예금 예전만 못하네”...금리 경쟁력 약화 뚜렷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3.18 07:24 ㅣ 수정 : 2024.03.18 07:24

케이·카카오뱅크 올해 정기예금 금리 연쇄 인하
시중·지방은행보다 최고금리 낮아...경쟁력 약화
채권금리 하락·경쟁 자제령 수신금리 영향 끼쳐
대출에서는 저금리 유지...“이자 부담 절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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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사진=각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해 들어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수신금리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연쇄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시중·지방은행과의 격차도 사실상 사라졌다. 업계에선 최근의 시장금리 하락을 피해가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18일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 케이뱅크(코드K 정기예금)와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정기예금)는 각각 연 3.60%, 연 3.5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토스뱅크(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는 3개월·6개월 만기에 연 3.00%를 제공 중이다. 

 

케이뱅크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를 올해 들어서만 0.30%포인트(p) 인하했다. 올 1월에는 세 차례 내렸고 2월과 3월 각 한 차례씩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다, 카카오뱅크도 올 1월 연 3.80%였던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를 0.30%p 내렸다. 

 

케이뱅크가 전월 신규 취급한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80%다. 한 달 만에 금리가 0.20%p 떨어졌다. 카카오뱅크 역시 전월 평균 연 3.69% 금리로 정기예금을 취급했는데 지금 가입하면 0.19%p 낮은 수준이 적용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0~3.90%로 집계됐다. 최고금리로 보면 인터넷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경우 연 3.45~3.9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로 고객을 끌어 모았다.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비대면 금융 특성상 절감되는 고정비를 정기예금 등에 반영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인터넷은행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금리 경쟁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올 1월 2300만명을 돌파했고 케이뱅크도 최근 1000만명을 넘어섰다. 토스뱅크 역시 현재 1000만 고객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들어 인터넷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내려간 건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기예금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1년물·AAA) 금리가 지난해 11월 4.04%에서 지난달 초 3.62%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내린 금리 경쟁 자제령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고객·수신고 유치를 위한 과도한 정기예금 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산정에 쓰이는 지표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에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이 굳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예치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09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4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전월(16조6000억원)보다 커졌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수신고를 빠르게 늘린 인터넷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 인하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뱅크 수신 잔액은 2022년 약 15조원에서 지난해 약 19조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도 약 33조원에서 약 47조원으로 성장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작년 은행권이 금리를 올리고 내릴 때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진 적이 있었다”며 “최근 정기예금 금리는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크고, 보유하고 있는 수신 상품 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객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금리에 따라 정해지는 준거금리는 유지하되 은행의 마진 성격인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최종 대출금리를 낮춰 고객 이자 부담 절감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 1월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3.70%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전 구간에서 연 3%대 대출이 실행됐다. 같은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3.88~4.4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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