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줄어드는데 가격은 올라…‘갭투자’ 다시 성행하나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전세 매물 감소 등으로 인해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며 ‘갭투자’가 성행할거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중인 A씨는 “최근 전세는 가격도 오르고 매물도 많지 않다”며 “문의가 들어오는걸 보면 매매보다는 전월세 수요가 많지만 공급이 적은 것 같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감소, 가격은 상승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2111건으로 두 달 전(1월 18일) 대비 8.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 맞물려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공동주택실거래가격지수의 전국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 지난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에 따르면 한주 만에 평균 0.08%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행 부동산 시계열자료 역시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지난해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으나 9월 0.02% 상승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세사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이후인 지난해 6월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1∼5월 서울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거래 비중이 51%를 기록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전세사기 우려도 무시할 순 없지만 임대차3법으로 인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통해 시장에 나왔어야 할 매물이 줄어들며 공급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며 “매물이 줄었는데 매매시장은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살 곳은 있어야 하니 전세 수요가 줄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갭투자’ 수요 자극 우려… “하반기 상황 나아질 것”
결국 현 상황이 ‘갭투자’ 수요를 자극할 거란 의견이 적지 않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지난 11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이날까지 전국에서 아파트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경기 화성시로 4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최근 아파트 값은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전세가격은 오르는 만큼 갭투자에 나서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의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이후 올해 1월까지 상승(15.8%)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매매가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와 공급”이라며 “수요는 여전한데 공급이 줄어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시장 가격이 작년에 급락한데다 고금리 등 현 상황을 개선할 만한 요인이 딱히 없는 만큼 약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전세가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매매가격이 영향을 받는 만큼 하반기에는 조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